'세월호 7시간' 문건의 목록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 대통령기록관이 "비공개할 근거가 없다"며 적극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에서 피켓을 든 시민. /사진=뉴시스


법원이 최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기록에 대해 공개하라는 취지로 판결한 것에 대해 대통령기록관이 이를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소속 대통령기록관은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생산한 문건의 목록을 "비공개할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데 대해 재상고하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매체와의 통화에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며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현재 국민과 유가족 입장에서 세월호와 관련된 기록물 목록의 공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고법 행정10-3부(원종찬 오현규 박혜선 고법판사)는 지난 10일 송기호 변호사(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가 대통령기록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2017년 6월 송기호 변호사가 제기한 '대통령기록물 7시간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 이후 9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은 박 전 대통령이 사고 관련 첫 보고를 받은 오전 9시30분부터 7시간이 지난 오후 5시15분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불거졌다.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탄핵된 이후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실은 같은 해 5월 관련 대통령기록물을 이관하면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생산된 기록들을 비롯한 다수의 기록물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했다.

일단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되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거나 관할 고등법원 영장 발부, 대통령기록관장 사전 승인 등이 없으면 최장 15년간(사생활 관련은 최장 30년간) 문서를 열람할 수 없다.


송 변호사는 2017년 대통령기록관에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실, 국가안보실에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승객을 구조하기 위한 공무 수행을 위해 생산하거나 접수한 문서의 목록'의 공개를 청구했지만 비공개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자 송 변호사는 같은 해 6월 "당시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총리가 박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의 문서를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봉인한 것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송 변호사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대통령이 아무런 제한 없이 임의로 대통령기록물을 선정해 보호기간을 지정할 수 있는 건 아니며, 지정기록물의 요건을 갖춘 기록물에 한정해 보호기간 지정행위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해당 문건이 정보공개법에 따른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심은 해당 문서 목록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2심 판단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 "해당 정보가 대통령기록물법 중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석명하고 적법하게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되고 보호기간이 정해졌는지에 관한 심리를 거쳤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되고 보호기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적법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법원에서 효력 유무를 다툴 수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