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레몬헬스케어


의료 플랫폼 기업 레몬헬스케어가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앞뒀지만 만성 적자·재무 취약성·공모가 산정 등의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레몬헬스케어는 현재 희망 공모가 7500~1만원으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 중이다. 주관사는 KB증권이며 청약일은 오는 6월1~2일이다. 핵심 기술은 LDB(Lemon Digital Bridge)로, 병원 내 비표준 의료데이터를 실시간 표준화해 보험사·약국·공공기관 등 수요기관에 중계하는 양방향 플랫폼이다.

강점(Strength): 상급종합병원 79% 선점, 전환 비용이 만드는 구조적 해자

레몬헬스케어의 핵심 자산은 시장 선점력이다. 2025년 말 기준 국내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37개와 계약을 체결해 약 79%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 측은 "2026년 기준 38개로 늘어 80.8% 수준을 확보하고 있으며 상급종합병원 기준 재계약률은 95%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 수치가 의미 있는 이유는 전환 비용 때문이다. 병원별로 상이한 EMR·HIS·OCS 등 비표준 시스템과의 API 연동 구조는 타 플랫폼으로 교체 시 데이터 재정비·시스템 재연동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구조적 고객 충성도가 자연스럽게 확보되는 셈이다.

실손24 사업도 주목할 자산이다. 회사 측은 "실손24 시스템은 관련 법령에 기반한 국가 단위 사업으로 국가계약법에 따라 3년 단위 계약이 시행되며 2025년 말 이를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원천기술과 구축·운영 경험을 보유한 유일한 사업자로서 후속 계약에서도 실질적 경쟁우위를 갖는다는 입장이다.


중소병원 침투 경로도 갖췄다. 13개 중소형 EMR 업체와 제휴를 해 잠재 고객군 6,420개 의료기관을 확보하고 있다. B2B2C 방식의 구조적 영업 채널이다.

약점(Weakness): 현금 6억에 분기 적자 12억…유동성 논리의 허점

재무 성적표는 냉혹하다. 매출은 2023년 60억원에서 2025년 160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은 4년 연속 지속됐다. 2024년 영업이익 1억 2,661만 원은 단일 대형 프로젝트(실손24) 매출이 4분기에 84.04% 집중된 일시적 효과였고, 2025년에는 다시 6억6280만 원 적자로 역행했다.

2025년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억2370만원에 불과한데, 올해 1~3월 영업손실 합계는 이미 12억2000만 원에 달한다. 상장 전 자체 현금만으로는 운영이 빠듯한 수준이다.


회사 측은 유동성 우려에 대해 "매출채권 약 59억원이 단기 유동성의 원천이며 주요 거래처가 금융·보험사 및 공공기관 중심으로 구성돼 회수 안정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나 2025년 매출채권회전율은 2.31회로 업종 평균 7.36회의 3분의 1 수준이다. 매출채권이 현금화되기까지 평균 158일가량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정적 회수를 전제한 유동성 논리가 수치와 맞지 않는다.

누적 결손금 479억원도 부담이다. 2025년 자본잠식 해소는 전환상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에 따른 회계적 효과였다. 영업 수익성 개선으로 해소한 것이 아닌 만큼 공모자금 150억 원 유입 이후에도 손실이 지속되면 자본잠식 재진입 경로가 현실적 위협으로 남는다.

기회(Opportunity): 의료마이데이터 시장 연 30% 성장, 정책 수혜 직결

시장 성장 모멘텀은 분명하다. 국내 의료마이데이터 시장은 2025년 약 6973억원에서 2033년 약 7조1062억원으로 연평균 29.75% 성장이 예상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마이헬스웨이(건강정보 고속도로) 정책이 안착하면 데이터 중계 플랫폼 사업자에게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구조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의무화도 기회다. 이미 실손24 인프라를 선점한 레몬헬스케어는 제도 확산 속도에 비례해 직접 혜택을 받는다. 회사 측은 "실손24는 일회성 계약이 아니라 서비스 운영 및 유지보수가 수반되는 구조로, 계약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 매출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부가가치 사업인 LDB-D(맞춤형 헬스데이터 중계 플랫폼)도 성장 동력이다. 현재 전체 매출의 6.09%인 9억 7,114만 원 수준이지만, 제약사·CRO·헬스케어기업 대상 데이터 공급 비중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된다.

위협(Threat): '2년 후 흑자' 전제한 공모가·비교기업 논란·오버행 삼중고

가장 큰 위협은 공모가 산정 방식 자체다. 레몬헬스케어는 현재가 아닌 2027년 추정 당기순이익의 현가에 비교기업 평균 PER 25.48배를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 1만4844원을 산출하고 여기에 최대 49.47%의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 밴드 7500원~1만원으로 정했다. 단 한 번도 안정적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기업의 2년 후 이익 추정치를 공모가 근거로 삼은 구조다.

비교기업 선정 논란도 짚어야 한다. 최종 선정된 비교기업은 비트컴퓨터(PER 12.15배)와 이지케어텍(PER 38.82배) 단 2개 사다. 두 기업 모두 온프레미스 기반 병원 EMR·의료정보시스템 판매·유지보수 기업으로, 레몬헬스케어의 클라우드·API 기반 실시간 데이터 중계 플랫폼과 수익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3배 이상 벌어진 PER을 단순 산술평균(25.48배)해 멀티플로 적용한 점도 논란 소지다.

회사 측은 "비트컴퓨터는 의료정보 소프트웨어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의료 IT 산업 내 공통성을 갖고 있어 적절한 비교 대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고서에서 실질 경쟁사로 직접 명시한 비브로스(똑닥)·굿닥·지앤넷은 비상장이라는 이유로 비교기업에서 원천 배제됐다.

오버행 리스크도 현실적이다. 상장 직후 즉시 유통 가능한 주식이 443만1420주(33.19%)에 달한다. 한화스마트헬스케어신기술조합1호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은 보유분의 40%를 상장 1개월 후, 40%를 3개월 후 순차 해제한다. KB증권의 신주인수권 100,000주도 상장 후 3~18개월 이내 행사할 수 있는 희석 요인이다.

회사 측은 "FI들이 사업 비전과 성장성을 신뢰해 장기간 함께해온 파트너"라며 단기 수급 충격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봤다. 그러나 운용사의 엑시트 전략은 신뢰가 아닌 수익률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냉정한 판단이 요구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몬헬스케어의 상급종합병원 점유율과 실손24 선점 구조는 인정받을 만하지만 2년 후 이익을 근거로 산정한 공모가 구조는 투자자가 상당한 실적 불확실성을 떠안는 구조"라며 "수요예측 흥행이 공모 성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