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사업장. /사진=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두 차례에 걸쳐 추가 협의를 진행했으나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한 차례에 걸쳐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협의를 진행했다. 전면 파업 직전인 지난달 30일 이뤄진 대화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던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위원장이 이날 협의에는 참석했으나 합의에 다다르지는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협상 전부터 합의 가능성을 작게 평가했다. 오전 협의 전 입장문을 통해 "사태의 중대성을 판단해 노조에서는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는 반면 사측은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참석하지 않는다"며 "사측이 결정권 있는 책임자와 실질적 수정안 없이 대화 자리에 임한다면 이는 사태 해결을 위한 교섭이라기보다 단순한 절차적 대화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임금 인상률 등에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노조 측은 임금 인상률 14%와 격려금 30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한다. 사측은 임금 인상률 6.2%와 일시금 600만원 등을 제안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규 채용과 인사고과, M&A(인수·합병) 등 경영 사안에 대해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노조 요구에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협의 자리에 특별한 안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보니 사측의 변화 의지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오는 5일까지로 예정된 전면 파업 계획과 관련해서 변동 사항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급하다고 말은 하는데 행동은 느긋하다"며 "이번 주 두 차례에 걸쳐 대화 자리가 마련된 만큼 회사의 이야기를 더 들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2차 파업 여부 주목…삼성바이오 "성실히 대화할 것"

사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2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이날 노사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노조 측의 2차 전면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 측은 2차 파업 계획이 있으나 아직 구체화하지는 않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전면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부분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은 1500억원에 달한다. 이달 1~5일 전면 파업까지 합치면 피해 규모는 64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노사 양측 모두 대화에 성실히 임했으나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성실히 대화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노조 파업으로 인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생산 물량을 수주해 제때 납품해야 하는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 특성상 납기일을 지키는 게 중요한 요소여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노조 파업으로 인해 항암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등 일부 제품에 대한 생산을 중단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CDMO 사업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장점은 바이오의약품을 높은 품질로 경쟁력 있는 가격에 실패 없이 적시 납품하는 것"이라며 "노조 이슈는 이 같은 장점을 흔드는 요소로 고객사는 미국·유럽의 경쟁사를 고려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