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14년 만에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강조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성과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회장이 지난 2월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점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가 공간·가격 혁신을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14년 만에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현장 경영을 통한 실행력 제고와 맞물려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는 13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17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1분기(1905억원) 이후 14년 만에 달성한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순매출은 7조1234억원으로 1.3% 감소했다. 순매출은 전체 판매액(총매출)에서 수수료와 할인 등을 제외한 실제 매출을 말한다.

별도 기준 실적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마트의 1분기 별도 기준 총매출은 4조7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7% 늘어난 1463억원으로 2018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격·상품·공간 혁신을 중심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한 전략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매장 리뉴얼을 통해 체험형 콘텐츠와 체류 중심 공간을 확대한 점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스타필드 마켓으로 리뉴얼한 일산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1%, 방문 고객 수는 104.3% 늘었다. 동탄점과 경산점의 매출도 각각 12.1%, 18.5% 증가했다. 3시간 이상 장기 체류 고객 비중은 리뉴얼 3개점 평균 87.1% 증가했다.

통합 매입 기반의 원가 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가격 혁신을 이어가며 고객 체감 혜택을 높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마트의 대표적인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 기간 매출과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6.0% 신장했다.


이를 두고 정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성과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다시 성장하는 해'로 선언하며 "1등 기업에 맞는 '탑(Top)의 본성'을 회복하고 시장의 룰을 새로 세울 수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회장의 지속적인 현장 중심 경영도 성과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정 회장은 올해 들어 1분기 만에 4차례에 걸친 현장 경영에 나섰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 스타필드 청라 등 주요 현장을 직접 찾아 실행 현황을 점검하고 방향을 다잡으며 조직 전반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트레이더스 매출 역대 최대…자회사들도 성장 기반 강화

지난 1월 새해 첫 현장경영에 나선 정용진 회장이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에서 상품을 살피고 있다. /사진=이마트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트레이더스도 실적에 기여했다. 트레이더스의 1분기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한 1조60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영업이익은 478억원으로 같은 기간 12.4% 늘었다.


고물가 기조 속 대용량·가성비 중심의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PB브랜드 T스탠다드와 T카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24% 신장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상품 혁신을 이어가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자회사들도 성장 기반을 다졌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1분기 순매출은 1685억원, 영업이익은 3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116.7% 늘어난 수치로 광객 증가에 따른 투숙률 상승과 객단가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신규 출점에 힘입어 순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늘어난 817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3억원으로 16.5% 감소했다.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합작법인(JV) 설립을 마친 G마켓은 목표로 제시한 '5년 내 거래액 2배 성장'을 이루기 위해 올해 들어 공격적인 가격 투자에 나섰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시장 점유율과 고객 확대 등 외형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계획된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의미다.

그 결과 식품과 일상 용품, 디지털 가전 등 핵심 상품군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면서 총거래액(GMV)이 4년 만에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지난 3월 GMV와 평균 객단가는 각각 12%, 10% 늘었으며 앱·웹 등을 통한 '직접 방문' 거래액도 13% 증가했다. 4월에도 두 자릿수대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혁신적 패러다임 시프트가 1분기부터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건립 등 미래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