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오는 7월부터 은행은 보증부대출 금리에 보증기관 출연금의 50% 이상을 반영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은행들이 보증기관 출연금을 사실상 대출금리에 전가해 차주의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다만 가산금리 산정 항목이 줄어들더라도 실제 차주가 체감하는 최종 대출금리 인하 폭은 은행의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 운용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효과에 대한 의문도 따라 붙는다.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맞춰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보증부대출 공급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관련 비용을 자체 흡수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ule Change: 보증부대출 가산금리 손질]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대출금리 산정 시 각종 보증기관 출연금 등 법적 비용의 반영을 제한·금지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12월 31일 개정된 은행법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 은행법 제30조의3 제2항은 개별 법률에 따른 보증기관 출연금의 경우 해당 법률에 따른 출연료율의 50% 이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은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은 보증부대출을 취급하면서 부담하는 보증기관 출연금 전부를 가산금리에 반영하기 어려워진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대통령의 가산금리 손질 공약이 제도화되는 사례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은행들이 법적 비용 성격의 각종 부담을 가산금리에 반영해 금융소비자에게 전가해왔다고 지적하며 이를 바로잡아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추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보증부대출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 보증기관이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의 대출에 보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신용이나 담보가 부족한 차주에게 은행권 자금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정책금융 수단으로 현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증부대출은 신용이나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은행권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보증기관 보증을 통해 신용위험을 일부 보완할 수 있어 생산적 금융 확대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활용도가 높은 여신상품"이라고 설명했다.

[Rate Effect: 차주 체감 인하폭은 미지수]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보증부대출 차주의 금리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이 부담하는 출연금의 금리 반영 범위가 줄어드는 만큼 산식상 가산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차주가 실제 체감하는 금리 인하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뿐 아니라 본점·영업점 전결금리, 우대금리, 감면금리 등 여러 요소를 거쳐 최종 산정된다. 은행이 보증기관 출연금을 가산금리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산정 항목이나 가감조정금리 폭을 조정하면 차주가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은행연합회 대출금리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주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보증담보대출(잔액기준) 평균금리는 3.9~4.1%대에서 형성됐다. 신한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4.15%, 우리은행은 4.10%, KB국민은행은 3.98%, 하나은행은 3.91%였다.

세부 금리 구조를 보면 은행들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1.85~2.52%포인트 수준의 가감조정금리를 차감해 최종 금리를 산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기준금리 2.70%에 이보다 더 높은 가산금리 3.13%포인트를 더한 뒤 가감조정금리 1.85%포인트를 차감해 최종금리 3.98%를 산출했다.

우리은행도 기준금리 2.75%에 가산금리 3.46%포인트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 2.11%포인트를 차감해 최종금리 4.10%를 적용했다. 하나은행은 기준금리 2.77%에 가산금리 2.76%포인트를 더한 뒤 가감조정금리 1.62%포인트를 차감해 최종금리 3.91%를 산출했다.

당국의 규제로 가산금리 자체가 인하되더라도 은행이 가감조정금리의 할인 폭을 줄이면 차주가 체감하는 최종 금리는 제자리에 머물 수 있다. 대출금리에서의 수익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우대금리 폭을 줄이거나 예금금리를 낮추는 일종의 우회로를 통해 비용을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보증기관 출연금 반영 한도가 제한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금리 산정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일정 부분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조달비용, 신용위험, 업무원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보증부대출의 수익성 관리가 이전보다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Cost Burden: 생산적 금융 확대 속 은행 부담]

은행으로서는 정책금융 확대에 동참해야 하는 동시에 관련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해야 하는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출연금은 보증부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은행이 부담하는 비용인데 앞으로는 이 비용의 절반 이상을 대출금리에 반영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출연금 부담 일부를 가산금리에 반영해 회수해왔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는 금리로 전가하지 못하는 비용을 자체적으로 떠안아야 한다.

특히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강조하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보증부대출 공급이 늘어날 경우 은행의 출연금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정책금융기관과 협약보증을 확대할수록 은행이 특별출연이나 재원부담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어 금리 반영 제한은 은행권의 비용 관리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보증부대출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성격이 강해 은행이 수익성만을 이유로 취급을 줄이기도 쉽지 않은 영역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차주의 금리 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대출의 가격 산정과 리스크 관리 방식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비용 완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도 제도 취지에 맞춰 보증부대출을 중기금융 확대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금리 부담 완화와 여신 건전성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