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부채가 주담대 중심으로 증가 전환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가 보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도 올해 1분기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 전환했다. 증가폭 자체는 크지 않아 전반적인 증가세는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잠정)'에 따르면 1분기 차주당 가계대출 신규취급액은 평균 3542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99만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감소세로 돌아섰던 신규 대출 규모가 한 분기 만에 다시 늘어난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것은 주담대였다. 1분기 주담대 차주당 신규취급액은 2억2939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1653만원 늘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도 1048만원 증가하는 등 주택 관련 대출이 전반적인 증가 흐름을 주도했다.


연령별로는 주택 실수요 계층인 30·40대를 중심으로 대출이 확대됐다. 30대의 차주당 신규 대출액은 5182만원으로 전분기보다 635만원 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40대도 4171만원으로 312만원 증가했다. 반면 20대와 50대 이상은 신규 대출이 감소해 세대 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쏠림이 심화됐다. 수도권 차주당 신규 대출액은 3973만원으로 증가한 반면, 강원·제주권 등 지방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중저가 주택 거래가 일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는 대출이 줄고 비은행권에서는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졌다. 1분기 은행권 신규 취급액은 감소한 반면 비은행권은 317만원 증가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를 단순한 '풍선효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상호금융·새마을금고의 집단대출과 모집인 대출이 2월 하순부터 중단되면서 그 이전 취급분이 통계에 반영된 영향도 있다는 설명이다.

차주당 가계대출 잔액은 974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1만원 증가하는 데 그쳐 전체적인 부채 규모 증가세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주담대 잔액은 1억6006만원으로 꾸준히 늘며 구조적으로 주택 관련 대출 비중이 확대되는 모습이 이어졌다.


한은은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주택시장 변수는 여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2분기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출회와 수도권 중저가 주택 거래 증가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 압력이 일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대응과 시장 흐름 간 긴장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숙홍 한은 경제통계1국 가계부채미시통계팀장은 "수도권 규제지역의 주담대 한도 제한과 전세 매물 감소 등 주택시장 상황과 맞물려 일부 거래가 발생하면서 대출이 늘었다"며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권까지 확대 시행되고 있고 추가 대책도 예고돼 있어 향후 증가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수도권 주택시장 동향과 정부 정책 효과를 보면서 대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