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페인트업계가 중동전쟁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사진은 중동산 원유와 LNG를 실은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고 있는 모습. /로이터=뉴스1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정 타결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급락했다. 중동 리스크 장기화로 원가 압박에 시달리던 국내 페인트 업계가 수익성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수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원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란 국영 매체가 양국 간 종전 협상안 초안을 보도하면서 중동전쟁이 마무리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브렌트유 7월물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5.31% 하락한 배럴당 94.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도 5.55% 내린 배럴당 88.68달러에 마감했다. WTI 종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한달여 만의 일이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국내 페인트업계를 압박해온 원가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페인트 제조 원가의 50~60%를 차지하는 핵심 원료 안료, 수지, 용제 등은 모두 석유화학 기반이다. 국제 유가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페인트업계가 중동전쟁 종전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25일 서울 한 페인트 대리점의 모습. /사진=뉴스1


KCC, 노루페인트, SP삼화 등 국내 주요 페인트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폭등 속에서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밀려 제품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KCC는 당초 가격 인상 방침을 철회했고 노루페인트와 SP삼화는 인상 폭을 줄였다.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던 업계로서는 중동전쟁의 종전과 유가 안정화만을 기다려온 상황이다.

페인트 업계 관계자는 "중동전쟁이 조속히 마무리되고 유가 안정 흐름이 이어진다면 하반기쯤 업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고환율 기조까지 꺾인다면 페인트사 입장에선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국제유가 하락이 즉각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기존에 고가로 매입해 둔 원재료 재고가 완전히 소진되고 새롭게 인하된 단가가 실제 생산 투입 원가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1~2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당장 2분기 실적 반등보다는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페인트업계 관계자도 "올 1분기는 중동전쟁 영향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반영되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전방 산업인 건설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