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각각 전남지역과 인천지역에서 유세 활동을 이어갔다. 사진은 정청래 위원장이 전남 담양시장에서, 장동혁 위원장이 인천 연수 옥련시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여야 지도부가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전 마지막 주말 전국 주요 격전지를 돌며 막판 총력 유세전을 펼쳤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전남과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충청 지역을 찾아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을 훑으며 청년층을 겨냥한 정권 심판론으로 맞불을 놨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당의 화력을 중원과 호남에 집중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고향인 충남 금산 금산읍을 방문해 문정우 금산군수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집권 여당의 이점을 극대화하는 '힘 있는 여당 후보론'을 강하게 부각했다. 정 위원장은 "금산 출신 당 대표로서 문 후보를 찍어주시면 금산을 농어촌 기본소득 지역으로 지정하겠다"며 "금산도 힘 있는 여당 편에 서서 예산도 많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야권의 전직 대통령들을 정조준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최근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유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이 힘을 합쳐 내란을 극복했는데 '윤 어게인' 세력을 부활시키면 안 되지 않냐"며 "국정 농단으로 쫓겨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부정부패로 감옥에 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무슨 낯으로 지금 돌아다니고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전직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묶어 이른바 '감옥 3인방'으로 규정함으로써 과거 대 미래의 구도를 짜고 대야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앞서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남 구례경찰서 앞에서 열린 장길선 구례군수 후보의 유세 현장에도 참석했다. 이곳에서도 "민주당 후보를 뽑아주시면 중앙당 차원에서 전남 구례가 잘 살 수 있도록 예산과 법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하며 지역 발전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편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당의 험지로 분류되는 경기 안성, 이천, 여주, 양평을 차례로 돌며 수도권 외곽 표심을 공략했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이재명 정부 심판론'을 기치로 내걸고 서울 한복판에서 2030 세대 표심을 파고들었다.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젊은 유동 인구가 집중된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대를 누비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빨간색 겉옷에 '커피 한잔의 자유'라는 문구가 적힌 앞치마를 두른 장 위원장은 홍대입구역 3번 출구를 시작으로 연남파출소와 9번 출구 일대를 걸으며 "6월 3일 국민의힘에 투표해달라" "기호 2번으로 투표해달라"고 반복해서 외쳤다.


이날 국민의힘 유세는 세를 과시하기보다 차분하게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장에 지지자와 유튜버들이 모여 장 위원장의 이름을 연호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 관계자는 "오늘은 조용하게 연호 없이 투표를 독려하겠다"며 즉각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막판 부동층의 거부감을 줄이고 낮은 자세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후 홍대입구역 사거리 대형 매장 앞에 도착한 장 위원장은 겉옷을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채 단상에 올랐다. 그는 '분노하면 6월 3일 투표장으로'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장 위원장은 첫 투표 독려 장소로 연남동과 홍대 일대를 택한 배경에 대해 "지금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하는 걸 보면 미래 세대들의 미래를 다 파괴하고 있다"며 "미래 세대들이 이번 선거에서 스스로의 표로 미래를 지켜야 한다. 6월 3일 꼭 같이 투표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우리 미래 세대들의 꿈을 지키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후 성수동으로 자리를 옮긴 장 위원장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도 투표 참여를 거듭 당부했다.


국민의힘의 다른 지도부 역시 수도권 사수에 사활을 걸었다. 송언석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인천 영종구에서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김정헌 영종구청장 후보를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이어 서울 중구로 이동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및 김길성 중구청장 후보와 함께 신중앙시장과 백학시장을 돌며 바닥 민심을 훑었다.

선거를 코앞에 둔 여야의 이 같은 행보는 각자의 셈법이 뚜렷하게 반영된 결과다. 국정 동력 확보가 시급한 여당은 집권 초반의 예산 편성권을 무기로 지역 표심을 흔들고 있다. 야당은 현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청년층과 중도층의 분노 투표를 유도해 수도권에서 판세를 뒤집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이번 선거의 최종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