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회장 '3개월 정밀검증'…양종희 연임 시험대
전체 평가기간 3개월 이상으로 확대
숏리스트 대상 인터뷰 준비기간 2개월
6조 클럽 향하는 양종희호, 연임 여부 주목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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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KB금융)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현 양종희 회장 임기 만료를 5개월 앞두고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일찍 절차를 시작한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선을 사실상 양 회장의 연임 심사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를 강하게 주문하는 상황에서 KB금융이 조기 인선과 외부 후보 검증 강화로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고 밝혔다. 향후 총 3번 이상의 회추위를 통해 오는 9월 11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회추위는 지난 4월 두 차례 회의를 통해 '회장 자격요건 세부기준'을 마련해 공개하고 올 상반기 기준 롱리스트 총 20명, 내·외부 각 10명을 확정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회장 최종 후보 선정 관련 세부기준과 절차를 담은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을 결의하고 롱리스트 20명을 내·외부 후보 각 6명씩 총 12명으로 압축했다.
이번 경영승계 절차는 2023년 당시와 비교해 1개월 이상 앞당겨졌다.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KB금융은 승계절차 개시일부터 최종 후보자 선정까지의 기간도 3개월로 늘렸다. 회추위는 후보자를 면밀히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절차도 과거에 비해 확대됐다. 외부 후보자를 다각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실시했던 심층 평판조회, 외부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내부정보 제공, 2차례에 걸친 인터뷰 기회, 내부 후보 대비 인터뷰 시간 확대 등의 기준은 그대로 유지된다.
숏리스트 선정 이후 실제 인터뷰까지 약 2달간의 준비기간을 제공해 내부 후보자와 실질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다. 회추위원과 외부 후보자간 별도의 사전 간담회도 실시한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승계 절차를 조기에 개시하고 외부 후보자 검증 장치를 확대한 배경에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해온 만큼 KB금융도 후보 검증 기간을 늘리고 외부 후보자에게 충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화준 KB금융 회추위원장은 “현재 금융당국 주도로 진행 중인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차원에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영승계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KB금융그룹의 주주가치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가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6조 클럽' 기대감에 연임 무게…지배구조 개편은 변수
현재로서는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양 회장은 실적과 주주환원 성과를 동시에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 11월 취임 이후 KB금융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024년에는 사상 첫 '5조 클럽'에 진입했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5조원대 순이익을 거뒀다.올 1분기에도 실적 흐름은 이어졌다. KB금융은 1분기 1조8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5% 성장했다. 견조한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올해 연간 순이익 6조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한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양 회장이 취임한 해인 2023년 38%에서 지난해 52.4%까지 상승했다. 주가도 뛰었다. 취임 당시 5만원대였던 KB금융 주가는 이날 기준 15만5000원선을 웃도는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2월에는 금융지주 처음으로 시가총액 6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는 변수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 장기 연임과 셀프 연임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검토해온 만큼 KB금융의 이번 회장 선임 절차도 당국과 시장의 감시 속에 진행될 수밖에 없다. 양 회장의 경영 성과와 별개로 인선 과정의 투명성과 외부 후보와의 실질적 경쟁 여부가 이번 인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이전 금융권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발표 시점은 지연되고 있다. 그 사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 회장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정기 주총을 거쳐 연임을 확정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다 공감하고 있다"며 "무엇을 해야 할 것이냐는 부분에서도 최고경영자(CEO) 연임 절차의 공정성, 투명성, 이사회 독립성이라는 방향성에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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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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