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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의 무게추가 주행거리에서 이용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 초기 전기차 시장에서는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충전 편의성과 주행 품질,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차량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아 EV6는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2021년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로 출시된 EV6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돼 국내 전동화 전환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이후 유럽 올해의 차와 북미 올해의 차를 잇달아 수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시승한 차량은 '더 뉴 EV6'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충전 경험이었다. 시승 도중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배터리 잔량이 28% 수준까지 떨어졌다. 마침 인근 휴게소에 들러 급속 충전을 진행했다. 차량을 충전기에 연결한 뒤 화장실을 다녀오고 간단한 간식을 구입한 후 다시 차량으로 돌아왔을 뿐인데 배터리 잔량은 이미 59%까지 올라와 있었다.
실제 충전 시간은 약 17분이었다. 충전기에는 28.09kWh가 충전됐고 충전 속도는 120kW 이상을 기록했다. 충전을 위해 별도로 시간을 투자했다는 느낌보다 휴게소 이용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배터리가 채워졌다는 인상이 강했다.
이는 EV6가 갖고 있는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의 강점이기도 하다. 더 뉴 EV6는 기존 77.4kWh 배터리 대신 84kWh 4세대 배터리를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이 늘어났음에도 350kW급 충전기 기준 10%에서 80%까지 약 18분 만에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행가능거리는 롱레인지 2WD 기준 최대 494㎞까지 늘어났다.
주행 성능 역시 인상적이었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성은 여전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지체 없이 속도가 올라갔고 고속도로 합류 구간이나 추월 상황에서도 부족함 없는 동력 성능을 보여줬다. 전기차 특유의 강한 초기 토크가 자연스럽게 발휘되면서 운전자에게 여유 있는 주행 감각을 제공했다.
무엇보다 승차감이 한층 정제된 느낌이었다. 노면이 거친 구간에서는 충격을 한 번 걸러 전달하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졌고 차체의 움직임도 비교적 차분했다.
정숙성 역시 EV6의 강점으로 다가왔다.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엔진 소음이 상시 발생하지만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작은 소음도 쉽게 부각된다. EV6는 고속도로 주행 상황에서도 풍절음과 노면 소음 유입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차량 내부에서는 음악을 듣거나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함이 극대화되면서 장거리 이동에서도 피로감이 적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조용한 차가 아니라 이동 자체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전기차의 장점을 잘 살린 모습이었다.
운전의 재미를 높여주는 회생제동 시스템도 만족스러웠다. EV6는 스티어링 휠 뒤편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회생제동 강도를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감각으로 주행할 수도 있고 회생제동을 적극 활용하는 원페달 드라이빙에 가깝게 설정할 수도 있다.
도심 구간에서는 회생제동 강도를 높여 브레이크 사용 빈도를 줄일 수 있었고 고속도로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연스러운 주행 감각을 선택할 수 있었다. 운전자가 주행 환경에 따라 차량 성격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실내 공간 활용성도 눈길을 끌었다. EV6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덕분에 실내 공간이 넉넉한 편이다. 뒷좌석은 완전히 접을 수 있어 적재 공간을 크게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시트를 접어보니 캠핑 장비나 레저용품을 싣기에도 충분한 공간이 마련됐다.
여기에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활용하면 차량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공급할 수 있다. 220V 콘센트를 통해 전기포트나 소형 가전제품, 노트북 등을 사용할 수 있어 캠핑이나 차박, 야외 활동 시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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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
안녕하세요, 최유빈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