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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배민)이 주문 데이터와 고객 리뷰를 활용한 상품 개발로 자체브랜드(PB)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 경험을 반영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유통 플랫폼을 넘어 상품 기획자로 역할을 넓히는 모습이다.
17일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PB 상품인 '배민이지'는 2022년 7월 론칭 이후 4년 만에 브랜드 수가 약 15배 늘었다. 같은 기간 상품 수는 약 7배 증가했다. 채소와 우유, 가정간편식(HMR) 등 장보기 상품군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최근 선보인 990원 과자 시리즈가 고객 호응을 얻고 있다.
배민이지 성장의 핵심은 소비자 데이터 기반 상품 개발에 있다. 배민은 B마트 주문 데이터와 고객 리뷰,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상품 기획에 반영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배민이지 한 장씩 떼기 쉬운 통밀 또띠아'다. 배민은 1인 가구 소비자들이 또띠아를 한두 장만 사용한 후 나머지를 냉동 보관한다는 리뷰와 이용 패턴에 주목했다. 냉동 보관 과정에서 또띠아가 서로 달라붙어 떼어내기 어렵다는 불편을 확인했다. 이를 반영해 장마다 비닐 간지를 넣고 냉동 보관에 적합한 형태로 상품을 설계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통밀 원료를 적용했다.
배민은 소비자 불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PB 차별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제조사가 공급한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 경험을 분석해 상품 기획 단계부터 개입하는 구조다.
PB 상품 구성은 장보기 수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채소와 우유, 국·탕·찌개류, 볶음밥 등 반복 구매가 많은 상품군이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면서 품질을 유지하려는 소비자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배민이지는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중소 제조사와 공동 기획을 통해 가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B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상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PB 상품은 재구매율을 높이고 신규 고객 유입을 유도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배민이지 확대는 B마트 차별화 전략과 맞물려 있다. 오픈마켓이나 대형마트와 달리 PB는 가격과 상품 구성을 설계할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다. 고객 입장에서는 다른 채널에서 구매할 수 없는 상품이 늘어나고 플랫폼 입장에서는 재구매와 체류시간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민의 PB 확대는 플랫폼 역할 변화와 연결된다. 과거 플랫폼이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유통 채널 역할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기획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는 상품 개발 과정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 제조사가 상품을 개발한 후 유통 채널에 입점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플랫폼이 소비자 수요를 먼저 파악한 뒤 제조사와 상품을 공동 기획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PB 확대는 유통업계 전반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체들이 PB를 강화해 온 것처럼 플랫폼 기업들도 데이터 기반 상품 개발 역량을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상품 판매에서 나아가 기획과 개발 단계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플랫폼의 역할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PB 사업은 수익성 측면에서 플랫폼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분야다. 일반 상품 판매는 제조사와 유통사가 수익을 나누는 구조지만 PB 상품은 기획과 판매를 주도할 수 있어 차별화와 마진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국내 업계에서 PB가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상품 개발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경쟁력은 앞으로 PB 시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소비자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대량 생산 상품보다 특정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가 상품 기획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달의민족은 PB를 통해 장보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정육과 수산, 과일, 채소 등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생활용품과 뷰티, 반려동물용품까지 카테고리를 넓혀 장보기 채널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이지는 고객 주문 데이터와 리뷰를 바탕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며 "PB와 배민 단독 상품을 확대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장보기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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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솜 기자
산업2부 김다솜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