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서재화 박사가 SiC 반도체 기반 베타전지를 국내 최초로 실증했다./사진=KERI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충전이나 교체 없이 수십 년간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전원 기술인 '베타전지'를 국내 최초로 실증했다. 우주와 심해, 국방 감시 등 전력 공급이 어려운 극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장수명 전원 기술 확보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KERI 차세대반도체연구센터의 서재화 박사 연구팀은 윤영준 국립경국대학교 교수팀과 공동으로 탄화규소(SiC) 반도체 기반 베타전지를 개발해 실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전력 생산과 시제품 구동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nergy Research에 게재됐다.

베타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을 반도체가 전기로 변환하는 전원 장치다. 햇빛이 필요한 태양전지와 달리 우주, 심해, 지하 등 빛이 없는 환경에서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기존 실리콘보다 방사선과 고온에 강한 탄화규소(SiC)를 적용하고 독자적인 p-i-n 다이오드 구조를 설계했다. 이후 국내 최초로 니켈-63(Ni-63)을 활용한 전용 실증 설비를 구축해 활성면적 기준 160㎼/㎠의 출력과 저전력 LED를 구동하는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다. 이는 기존 국내 실험 결과보다 6만배 이상 향상된 성능이다.

KERI가 국내 최초로 개발·실증한 SiC 반도체 기반 베타전지 시제품/사진=KERI


또 방사성 물질을 균일하게 증착하는 방식이 적용될 경우 출력전력 밀도는 0.85mW/㎠, 단위 셀 출력은 20㎼ 이상까지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존 국내 목표치보다 4200배 높은 수준으로, 니켈-63의 반감기를 고려하면 이론적으로 최대 100년까지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서재화 박사는 "베타전지는 대용량 전원이 아니라 접근이 어려운 환경에서 수십 년 동안 유지보수 없이 소형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이라며 "국방 감시센서와 우주·심해 비상신호기 등 장기간 운용이 필요한 분야의 핵심 전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