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00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고선가 선박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된 데다 생산성까지 크게 개선되면서 수익성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다. 회사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도 이미 초과 달성한 만큼 하반기에는 물량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3322억원, 영업이익 1조399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7.0%, 영업이익은 14.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6.4%로 전 분기보다 1.1%포인트, 전년 동기보다 5.0%포인트 상승했다.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도 개선됐다. HD현대중공업의 매출총이익은 1조356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5.7% 늘어 영업이익 증가율(14.9%)을 웃돌았다. 매출이 늘어난 것보다 원가 개선 효과가 더 컸다는 의미다. 선가 상승과 조업일수 증가, 생산성 향상이 겹친 덕분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선종 구성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현대중공업 기준 매출 비중은 LNG운반선(LNGC)이 45%로 가장 높았고 VLGC 등 LPG선이 29%, 컨테이너선이 19%, 탱커가 6%를 차지했다. 고부가가치 가스선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유지되면서 높은 수익성을 이어갔다.

상선 부문 수주 경쟁력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상선영업을 담당하는 박상휘 상무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에 발주된 VLGC 55척 중 약 38척 이상을 수주하며 시장을 리딩해 왔다"며 "포스트 파나막스 빔(Old Panamax Beam) 기준의 9만㎥급 신선형을 적기에 개발해 선제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그 결과 세계 주요 플레이어들로부터 (현재까지) 40척이 넘는 VLGC를 수주했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략에 대해서는 "이미 수주 목표를 다 달성했고 500척 이상의 수주 잔고를 갖고 있어 약 3.5년에 걸친 견조한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단위 슬롯당 최고의 매출과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즉 가스선 영업에 좀 더 집중하면서도 탱커 등 다른 포트폴리오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수선 부문은 다소 주춤했다. 특수선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8%, 전년 동기 대비 3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공사 믹스 차이로 전 분기 대비 48%,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 매출이 늘어난 계약과 이익이 집중되는 계약의 진행 단계가 분기별로 엇갈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는 해외 수주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함정중앙사업부를 이끄는 정우만 상무는 미국 무인수상정(MUSV) 프로그램과 관련해 "안두릴과 공동 개발하고 있고 CDM을 제작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발주는 내년 이후로 예상되지만 다른 업체보다 빠르게 실제 제작을 진행하고 있어 시험 이후에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 후속 사업과 페루 잠수함 수주도 "당초 3~4분기쯤으로 예상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절차대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업은 전쟁 여파로 내년 이후로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 성장동력도 구체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말 테라파워와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 지역에 건설 중인 SMR 실증 발전 설비의 원통형 원자로 용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주기기 컴포넌트 공급사 중 가장 먼저 올 연말 생산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5월에는 테라파워와 SMR 원자로 핵심 설비 제작·공급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해 나트륨 SMR 원자로 주기기 공급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해상 데이터센터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여러 관련 기업과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건조 방식은 설치 지역과 규모, 태풍 등 환경 조건에 따라 플로팅형이나 고정식 플랫폼, 반잠수식 등으로 달라질 수 있어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발전원의 경우 가스터빈 발전기가 공급망 병목으로 납기가 지연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마린엔진을 활용한 발전 방식을 추진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해상풍력과 SMR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기술·사업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