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창립 52주년을 맞아 글로벌 핵심광물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금껏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과 임직원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핵심광물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만큼 고려아연의 역할과 위상도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31일 창립기념사를 통해 "지난 한 해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준 모든 임직원과 협력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여러분과 세상이 필요로 하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다. 미국 크루서블 징크와 크루서블 메탈스 등 새로운 동료를 맞이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올해 창립기념사의 핵심 화두로 '도가니'(Crucible)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 검토·추진 과정에서 프로젝트 이름을 고민하던 중 '프로젝트 크루서블'이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그는 "크루서블은 은을 녹여 정련하는 도가니이자 뜨거운 불을 견디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고려아연의 본질과 미래 비전을 가장 잘 담아낸 이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프로젝트 크루서블이 완공되고 온산에서 뛰는 우리의 심장이 미국 테네시에서도 뛰는 그날까지 뜨거운 도가니 속에서 더욱 단련되고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는 단순한 제련소 건설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우방국의 산업 및 경제 안보를 뒷받침하는 출발점"이라며 "온산제련소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다면 미국 테네시의 크루서블 메탈스는 글로벌 첨단산업에 핵심광물을 공급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2년간 이어지는 적대적 M&A 시도와 관련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최 회장은 "그 일이 벌어졌을 때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 갈등과 번뇌를 느꼈다"면서도 "프로젝트 크루서블이 시작되고 그 꿈을 함께 이루어 나아가는 데 온 힘을 다하는 지금, 그렇게 아프고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이 어쩌면 엄청난 축복의 시작이었다는 확신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52년 동안 우리는 크고 작은 도가니와 풀무를 거쳐서 오늘의 고려아연으로 정제됐다"며 "어려운 상황이 있을 때 우리는 피하지 않았고, 정면으로 돌파하고, 조금씩 우리를 바꿔가고, 오늘보다 내일을 위해 노력하면서 오늘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고려아연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꼽았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을 세계 최고의 종합 핵심광물 제련소로 만드는 것은 기계와 장비가 아니라 여러분과 우리의 정련된 마음"이라며 "이 경쟁력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고 돈으로 살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핵심 비전인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추진 성과도 공유했다. 최 회장은 "자원순환·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이차전지 소재를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도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갈륨과 게르마늄 등 핵심광물 생산 기반 역시 차근차근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최 회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최고의 제련소를 만들었던 것처럼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함께 써 내려가자"며 "모두가 함께 뜨겁게 타오르는 도가니와 풀무로 들어가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자"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