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이라도 처음 내 집을 마련했던 순간을 기억하는가?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행복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머지 않아 그때 감격은 온데간데없고 더 넓은 집으로 가고 싶은 바람을 갖기 마련이다. 배우자에게 ‘사랑해’라고 고백했던 감격스러운 순간과 지금 상황을 비교해보라. 물론 아직도 연애할 때처럼 사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르지만 대부분은 그 때 만큼 뜨겁진 않을 것이다.
 
이처럼 인생의 잔인한 사실 중 하나는 아무리 행복한 일도 처음 일어났을 때는 감격스럽지만 그것이 반복되면 그 놀라움은 시들해진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습관화(Habituation)’라고 하며 경제학에서는 ‘한계효용체감(Declining marginal utility)’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습관화가 빨리 되는 것과 늦게 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돈으로 살 수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즉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습관화가 빨리 진행되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습관화가 느리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시장에 나가면 손쉽게 살 수 있는 의식주와 관련된 상품이나 서비스 등이 전자에 속하며 사랑, 우정, 존경, 명예, 믿음 등은 후자에 속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나은 집에서 더 비싼 옷을 입고 더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하며,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금방 익숙해지기 때문에 행복지수는 제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만을 추구하다 보니 행복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이 끊임없이 필요하게 된다.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시지프스가 끊임없이 돌을 산의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처럼 피곤한 삶의 굴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진정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금방 익숙해지는 것보다는 금방 익숙해지지 않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 즉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에 매달리기 보다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 것이 진정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일 것이다. 이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더 오랫동안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 말고도 기술적인 방법으로는 다양한 경험과 시간이 있다. 배우자와 매일 똑같은 음식점에만 간다면 금새 지루해질 것이다. 어떤 날은 영화도 보고 또 어떤 날은 여행도 가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때 습관화를 더욱 늦출 수 있다.
 
또 하나는 이벤트 사이의 시간간격을 늘리는 것이다. 매일 밤 배우자와 샴페인을 마시기 보다는 1년에 한번씩 이런 자리를 만든다면 그 시간은 더욱 의미있게 될 것이다. 이런 다양성 추구와 시간 늘리기는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익숙한 것을 계속하고 싶어 하고 시간을 뒤로 미루기 보다 당장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투자에서 수익률이야말로 금세 익숙해지는 것 중 하나다. 20%의 높은 수익을 얻은 투자자는 그 다음 투자에서 20%보다 더 높은 성과를 얻어야 만족한다. 이러다 보니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언론에서 일부 자문형랩 상품이 30~40% 높은 성과를 올렸다는 소식만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10~20%의 펀드 성과를 하찮게 느끼기도 한다. 높은 수익률 이면에 숨어 있는 높은 손실 위험을 감안하지 않는 것이다.
 
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오르는 것에 익숙해져 계속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투자에 있어 습관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익률이나 시장분위기 중심이 아닌 재무목표가 중심이 돼야 한다. 재무목표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감정에 치우치게 되면 자칫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다. 재무목표를 기준으로 적정한 기대수익률을 결정하고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워야 심리적 편견에 휘둘리지 않는 행복한 투자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