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인 민심이 농심에 뿔났다!”

전국 4000여 개 중소 슈퍼마켓들이 농심 라면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회원수 2만명에 달하는 인터넷 카페 ‘좋은슈퍼만들기 운동본부’가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농심 상품 치우고 안팔기' 운동을 본격 전개하면서부터다.  


운동본부 측은 “농심이 지난해 11월 라면 소비자가격을 6% 올리면서, 공급가격은 두 배 이상인 13%를 인상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이에 대해 농심은 “도매업자인 대리점의 판매 가격을 두고 제조업자인 농심이 관여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농심 라면에 대한 불매운동이 중소형 마트와 편의점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농심을 제외한 경쟁업체 제품의 판매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2012년 상반기 라면시장의 판도변화까지 점치고 있다. 

라면시장 사상 초유의 집단 불매운동까지 겪고 있는 ‘농심 사태’. <머니위크>가 당사자인 ‘좋은슈퍼만들기 운동본부’의 엄대현 대표와 농심 홍보팀 관계자간 가상 인터뷰를 마련했다. 


-불매운동을 전개한 배경은.

엄대현 대표(이하 엄): 지난해 11월 농심의 라면가격 인상 때 우리 회원들이, 마진이 크게 낮아져 생계에 타격이 있다는 얘기를 농심 쪽에 (고객게시판을 통해) 전달했다. 당시 농심측은 스스로 ‘불공정 거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농심의 공식적인 입장을 문서로 달라고 요구했지만 끝내 답이 없다. 최근 언론에서 이슈가 된 이후 일방적으로 우리와의 연락을 끊었다. 

농심 관계자(이하 농심): 서면으로 답변서를 달라고 한 건 맞는데, 서면이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지 위험성이 있었고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는데 운동본부측이 먼저 거절한 것 뿐이다. 


(사진=뉴스1 송원영 기자)
-농심이 스스로 불공정 행위를 인정했다는 게 맞는 얘긴가.

엄: 그렇다. 지난해 11월 단가가 인상되고 나서 우리 회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농심 담당자가 그렇게 말했다.

농심: 도대체 뭐가 불공정 행위란 말인가. 판매 대리점의 가격정책은 제조사의 가격정책과 별도로 봐야한다. 각 대리점이 장소가 시내냐 변두리냐, 주요 수요층이 젊은층이냐 노년층이냐 등을 면밀히 따져 자체적으로 소매점에 납품단가를 결정하는 구조인데 이는 철저히 시장논리에 따른 것이다.

-대리점과 본사의 관계설정에 있어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다.

엄: 현재 농심과 대리점은 서로에게 (이번 불매운동 사태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다. 특히 대리점은 가격정책과 관련해 본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 아닌가. 우리는 원천적으로 농심측이 이번 가격정책에 대해 사과하고 우리와의 대화를 통해 사태해결에 나서기를 바랐는데 전혀 대화에 응하지 않고 대리점에만 모든 책임을 지라는 식으로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회원들의 제보에 따르면 일부 대리점에서는 농심본사가 가격을 정했기 때문에 본사의 정책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하는 경우도 들었다고 한다.

농심: 대리점주도 개인사업자다. 대리점에 대한 판매정책을 농심이 관여해서 통제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부분이다. 대리점주의 가격정책은 각 대리점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데 이를 우리가 조정하라는 것은 법을 위반하라는 얘기 밖에 안된다.

-현재 불매운동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나.

엄: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소비자들에 잘 보이는 매대(진열대)에서 농심제품을 빼는 방식이다. 고객이 농심제품을 찾으면 구석에 놓아둔 것을 찾아서 준다. 다음으로는 철저히 권장소비자가 대로 농심라면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 경우 다른 경쟁사 라면은 보통의 경우처럼 할인가로 판매한다. 마지막으로 경쟁사인 삼양식품과 오뚜기 측에 (할인 및 판촉) 행사를 걸어달라고 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같은 불매운동 방식을 회사측은 알고 있었나.

농심: 좋은 매대에서 내리고 있다는 것 정도만 알지 구체적인 것은 몰랐다.

-불매운동에 대한 농심의 공식입장은 무엇인가.

농심: 농심측에서 출고가를 올렸다고 하는데 엄연히 따지면 소비자가보다는 출고가가 더 낮다. 예를 들어 신라면 출고가가 530원에서 45원 인상돼 575원에 납품되고 있다. 그런데 소매가는 730원에서 780원으로 50원 인상됐다. 과연 누가 더 이득을 얻는 구조인가? 그리고 단가가 인상됐어도 라면은 박리다매에 회전율이 빨라 (소매점에서) 많이 이득을 챙겨갈 수 있는 상품이다. 

-현재 불매운동 진행상황은.

엄: 1월2일 운동 시작 첫날에만 500명의 소매점주들이 동참했고 다음날인 3일 하루 만에만 누적 4000명이 불매운동에 참여했다. 우리 카페만 하는 게 아니고 다른 포털 카페 회원까지 동참하기로 한 만큼 일단 가입회원 규모는 총 3만5000명에 달한다. 단, 점주들도 생계와 관련된 부분이어서 (동참 여부는) 철저히 그들의 자유의사에 맡기고 있다.

-회사로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대책을 취하고 있나.

농심: 현재 전국의 영업사원들이 소매점 현장을 답사해 실태를 파악하고 점주들의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향후 이 부분을 취합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이다. 소매점주들도 우리의 파트너이기 때문에 결코 (불매운동에 대해) 손놓고 있지는 않겠다.

-6일 현재 2차 행동지침을 공지하며 슈퍼상인들의 2차 집단 불매운동을 전개 중이다. 당초 일정인 12일까지 농심측의 반응이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엄: 적극적인 해명의지가 없다면 다시 (불매운동) 일정을 잡을 것이다. 현재 청와대에 진정서를 넣고 있고 정부측에도 해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농심 라면을 매대에서 완전히 치울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경쟁사의 제품을 더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상황으로 바뀔 수는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한 마디씩 한다면.

엄: 이게 동반성장인가? 이건 꼼수다

농심: 엄연한 시장의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