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집계한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1435건, 142억원에 달한다. 현금서비스까지 포함하면 160억원을 넘는다.
사기범들의 수법은 금융기관을 사칭, 카드회원에게 전화를 걸어 카드론을 받게 한 후 돈을 계좌이체시켜 가로채는 형식이다. 또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 직접 카드론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카드론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카드론 한도가 높기 때문이다. 카드론 한도는 신용카드사가 임의로 정할 수 있어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카드론을 받을 수 있다. 많아야 몇 백만원대인 현금서비스보다 한도가 높기 때문에 사기범들의 주요 타깃이 되는 것이다.
카드론 보이스피싱이 급증하자 카드사들은 금융감독원의 지침에 따라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8일부터 인터넷이나 ARS로 카드론을 신청할 경우 카드사가 본인 확인 전화를 하도록 했다.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함으로써 범죄자가 명의자 몰래 카드론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이스피싱에 속아 카드론을 신청했을 경우 고객에게 보이스피싱을 경고하기 위함이다. 그동안에는 금융정보만 있다면 얼마든지 카드론을 이용할 수 있어 범죄에 쉽게 노출됐던 점을 보완한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자금융의 절차를 보완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으로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ARS나 인터넷 등 비대면 방식은 대면 방식보다 본인 확인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카드사가 고객의 편의성만 고려해 몇번의 조작만으로 큰 금액을 대출해 주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비대면 대출보다는 대면 대출을 하도록 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이어 "그동안 보이스피싱의 피해 책임을 소비자에게만 전가해왔기 때문에 피해가 더 커진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가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개인의 금융자산 보호 등을 이유로 자금이체를 요구하는 경우가 없다"며 "이러한 전화를 받은 경우 일절 응대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면 즉시 경찰청 112센터나 금융회사 콜센터에 전화해 사기범 통장의 지급정지를 요청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지급정지된 금액은 '보이스피싱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소송절차 없이 돌려받을 수 있다.
카드론 이용을 거절하려면 카드사 인터넷 홈페이지나 자동응답전화(ARS)로 하면 된다. 다만 카드론 이용을 거절한 후 다시 카드론을 이용하려면 직접 영업점에 방문해 본인확인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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