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씨와 같이 저축성보험에 가입하고 주변의 조언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민씨처럼 전화로 가입하거나 재테크 설명회를 통해 깊은 고민 없이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불완전 판매라는 의혹도 많다. 이렇다 보니 3년 이내 저축성보험 해약률이 45%에 달한다(보험연구원, 2010년 5월).
재테크 전문가들도 저축성보험에 대한 견해가 엇갈린다. 강제저축의 효과가 있어 종잣돈을 모으는데 효율적이라는 얘기가 있는가 하면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더 높은 적립식 펀드가 낫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금융상품은 좋은 상품, 나쁜 상품으로 나눌 수는 없다. 자신에게 맞는 상품과 맞지 않는 상품이 있을 뿐이다.
◇ 안정 수익 추구한다면 저축성보험 '추천'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 PB센터 부센터장은 저축성보험을 추천했다. 신 부센터장은 "사람들이 종잣돈을 모으는데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쉽게 해약하기 때문"이라며 "강제성을 갖고 장기간 납입하면 복리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여기에 대한 조건을 달았다. 10년 이상 납입해야 한다는 것. 신 팀장은 "단기적으로 3~5년을 납입한다면 적금이 낫지만 10년 이상 납입한다면 150%까지 이율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저축성보험은 적금과 달리 자금의 여유가 있을 때 선납하면 할인혜택도 누릴 수 있다. 중도인출이 가능한 것도 장점 중의 하나다. 저축성보험을 3년 이상 거래했다면 급히 자금이 필요한 경우 빼서 쓸 수 있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 PB센터 팀장은 50~60대 장년층에게 저축성보험을 권했다. 안정적이면서도 비과세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은 이자의 15.4%에 달하는 세금을 면제해 준다.
매월 20만원씩 연복리 5%로 20년간 납입한다면 세후 원리금 합계 금액이 7633만원이지만 비과세라면 이보다 516만원 많은 8149만원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하는 고액 금융자산가라면 비과세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박 팀장은 "소득이 높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1년짜리 예·적금이나 채권만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없다"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고 세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식이나 펀드 같은 공격적인 투자가 수익률이 높게 나오지만 그만큼 손해를 볼 우려도 있기 때문에 안전자산을 추구하는 노년층은 저축성보험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 저축성보험의 한계 알고 가입해야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이사는 저축성보험 가입 시에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송 이사는 "저축성보험을 적금과 헷갈리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며 "홈쇼핑의 상품을 팔듯이 장점만 나열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덜컥 가입했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저축성보험의 해지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송 이사는 "금리도 적금보다 못하다"며 "공시이율이 적금보다 높은 것으로 나와 있지만 이는 세전이율"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10년 이상 만기일을 채우지 못해 세금을 떼고 나면 은행의 저축을 이용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김창호 한국재무설계 팀장은 금융자산이 별로 없는 젊은 층은 비과세보다는 투자수익률을 따져가며 가입할 것을 조언했다. 투자수익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운용한다면 적립식펀드가 더 낫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장기적으로 목돈을 모을 때는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10년 이상 운용했을 때 5%정도의 수익률이 나오는 데 비해, 적립식펀드는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저축성보험을 추천하지 않는다"며 "비과세 상품이기 때문에 금융종합소득과세자라면 절세효과가 크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큰 장점이 없다"고 덧붙였다.
☞ 저축성보험 가입 시 유의사항
금융감독원은 저축성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많은 반면 해지율이 높아지자 소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입 시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① 저축성보험의 이자율과 예·적금의 이자율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
예·적금은 계약자가 납입한 원금 전액을 이자율에 따라 적립하지만, 저축성보험은 보험료에서 위험보장을 위한 보험료와 사업비 등을 차감한 금액이 이자율에 따라 적립된다. 이를 제하고 나면 적립률은 91% 수준이다.
② 10년 미만 해지 시 이자소득세가 과세된다
보험기간이 10년 미만인 저축성보험에 가입했거나, 10년 이상인 저축성보험에 가입한 계약자중 보험 가입후 10년 미만 시점에서 계약을 해지하면 일반적인 예·적금의 이자소득과 동일하게 취급돼 만기보험금(또는 해지환급금) 지급 시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 15.4%를 원천징수한다.
③ 가입초기 해지 시 환급금이 적거나 없을 수 있다
저축성보험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에는 보험회사는 계약자 적립금에서 해지공제액을 차감한 금액을 지급한다. 가입초기에는 해지공제액이 많아 해지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거나 없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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