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카드대금 연체에 따른 이자율을 조정했지만 1%포인트 안팎의 미미한 수준이어서 '꼼수 인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체이자율이 최고 28%에 달하는데 비해 인하폭은 고객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체이자율 조정은 금융당국의 카드사 압박으로 나온 대책이다. 여신업계에 따르면 개별 카드사는 금융감독원의 연체 이자 세분화 지침에 따라 연체이자율 구간을 기존의 2단계에서 3단계로 조정했다.


연체이자율을 인하한 곳은 신한, KB국민, 삼성, 롯데카드 등 4곳이다. 우선 신한카드는 최고 금리구간을 변경해 전체적인 연체이자율을 인하했다. 기존에는 연 17.9% 미만과 연 17.9% 이상으로 분류했으나, 이를 연 17.9% 미만, 연 17.9~20.1%, 연 20.1% 이상으로 세분화했다. 연체이자율은 금리와 연체일수에 따라 0.5~1.0%포인트 인하했다.
 
KB국민카드는 연 18% 미만과 연 18% 이상에서 세분화해 연 18% 미만, 연 18~23%, 연 23% 이상으로 구간을 변경했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저금리 구간을 조정하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연체이자율을 인하했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13.0% 미만 구간에 3%포인트 인하, 17.0~18% 구간 4%포인트 인하했다.

카드업계는 이같은 연체이자율 인하로 올해 100억원 정도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이자수익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연체이자율 인하 결정이 신용카드사들의 이자수익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연체이자율 인하가 이자수익을 약 100억원 떨어뜨리는 영향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카드업계 전체 순영업수익(2011년 3분기 누적기준)의 0.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박 연구원은 "이번 연체이자율 인하 조치가 이자율 인하보다는 구간 변경에 초점을 맞춰 향후 재조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연체이자율 조정이 모든 구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어서 혜택을 보는 소비자는 적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생색내기 인하라는 지적에 대해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각 사에서 연체 이자를 부과했을 때 손익을 감안, 적정 범위 내에서 내린 것"이라며 "아무런 기준 없이 너무 낮다고만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의 연체이자율 인하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서는 "카드는 초단기 채무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고, 조달비용이 다르므로 연체이자를 포함한 이자율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