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뮤지컬로 공연되는 <노인과 바다>는 원작의 진중함보다는 시종일관 웃음과 활기가 넘친다.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동시에 받은 이 작품을 재탄생시키는 데는 남다른 고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극의 처음과 끝을 이끌어가는 '청년' 역할을 맡은 배우 장덕수는 초연인 이 공연을 자신만의 색깔로 칠해가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자리했다.

뮤지컬에서 청년은 자신의 배역의 아동역할뿐 아니라 상어로 분하기도 하고, 해설자로도 등장한다. 극의 이곳 저곳을 누비는 그야말로 멀티맨이다. 관객과의 호습이 많은 이 작품을 위해 장덕수는 공연 전부터 입장하는 관객들과 한명 한명 만난다. 관객과 얘기를 나눠보며 작품이 시작됐을 때 무대로 초청하기도 하고 관객에게도 다양한 배역을 쥐어준다.


"대본을 읽으면서는 이렇게 활동이 많을지 몰랐어요. 한회 공연이 끝나면 녹초가 될 정도로 너무 힘듭니다. 오픈런(종료일이 정해지지 않은 공연)인데 장기간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운동하고 부모님이 해주시는 밥 먹으면서 체력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막 공연을 마치고 나온 그는 힘든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지친 표정보다는 웃음이 가득했다. 다양하게 등장하는 만큼 매력도 있다는 것이다.


(사진=류승희 기자)
"상어가 물고기를 뜯어먹는 장면이 제일 힘들죠. 하이라이트인 만큼 가장 잘 표현하고 싶은 장면이기도 해요."


아역 탤런트로 연예계에 첫발을 들인 그이지만 뮤지컬 배우는 이제 5년차다. 전체 연기 인생에서 뮤지컬배우 경력은 신인인 셈이다. <노인과 바다>이전에는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 <솔로의 단계>, <오디션>, <스페셜레터>를 거쳤다. 아역배우에서 시작해 바로 주인공이 됐을 것 같기도 하지만 <오디션>에서는 전체 대사가 A4 한장도 되지 않았다며 웃는다.

뮤지컬 배우로서는 아직 신인이나 다름없지만 애착은 남다르다. 군 입대를 앞두고 무대에 올랐던 <솔로의 단계>에서는 무대 위에서 삭발식을 갖기도 했다.

"음악하면서 연기할 수 있는 게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앞으로는 <헤드윅>에 출연하고 싶습니다. 오디션이 빨리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출연하고픈 작품을 얘기하는 장덕수의 눈빛이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