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카드사 규제를 위해 개정된 여전법이 카드사뿐 아니라 리스, 할부금융 등 비카드 여전사로까지 그 불똥이 튀고 있다. 카드사의 외형 확대경쟁을 막기 위해 마련된 레버리지 비율 규제 때문이다.
레버리지 비율은 기업의 타인자본 의존도를 나타내는 비율로 기업의 타인자본의존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이번에 개정된 여전법에서는 여전사의 레버리지 규제를 통해 총자산이 자기자본의 10배 안의 범위에서 금융위가 정하는 한도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현재 여전법이 카드사를 포함해 리스, 할부금융, 신기술금융 등 4개 업종을 하나로 묶은 법이어서 한개 업종에 대한 규제를 위해 법을 개정하면 다른 3개 업종도 그 적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진=류승희 기자.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그러나 이들 여전사가 법률적으로 동일한 업종이지만 카드사와 리스, 할부금융 등 비카드 여전사의 자산 및 자기자본 규모에는 큰 차이가 있다. 당장 레버리지 비율에 있어서도 카드사 평균은 4.1배지만, 할부금융사는 8.4배, 리스사는 7.2배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레버리지 규제를 초과하는 비카드 여전사는 대부분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로 총 8곳이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로 영위하는 캐피탈사가 3곳, 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사가 4곳, 상업용차량을 주로 다루는 대형 캐피탈사 1곳 등이다.
레버리지 비율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가장 방법은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 및 금융사 계열 비카드 여전사를 제외하고는 단기간에 수천억원을 들여 증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이번 레버리지 규제가 비카드 여전사간의 자율경쟁이 사라져 현재의 시장구도가 그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카드 여전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공격적 영업이 불가피하고, 이를 위해서는 위험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레버리지 규제를 하게 되면 실패에 따른 자본감소가 발생하면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공격적 영업을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리스, 할부금융시장은 현재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증자 등이 어려운 영세한 일부 여전사의 경우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시각이다.
또 다른 비카드 여전사의 한 관계자는 “레버리지 규제는 여전업의 메리트를 사라지게 했다”며 “대그룹 계열 여전사는 증자 등의 방법을 동원해 당국의 요구를 맞춰 나가겠지만, 다른 여전사들은 상황이 녹록지 않아 라이센스를 반납하는 곳이 나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개정된 여전법에서는 레버리지를 10% 이하로 규제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에서는 시행령 등을 통해 카드사와 비카드사의 레버리지 규제한도를 다르게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규제 기준을 다르게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비카드 여전사의 경우 주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레버리지 비율 규제가 자칫 중소기업 대출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외형 확대경쟁에 따른 가계대출 및 카드대란 위기를 막자는 대책이 비카드 여전사의 영업환경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레버리지 규제가 가계대출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라면 리스나 할부금융 등 본연의 업무까지 레버리지 카운트를 할 것이 아니라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만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