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아파트를 내놓자마자 팔리는 '완판시장' 세종시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신규분양 때마다 1순위 청약에서 두자릿수 이상 경쟁률을 기록하던 세종시가 3월 들어 청약 경쟁률이 한자릿수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1순위 청약 미달사태를 빚기까지 했다. 4월에는 3순위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민간아파트도 나왔다.


문제는 이 같은 시장위축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만 신규분양이 9579가구에 달하고 8180가구를 지을 수 있는 공동주택용지가 공급돼 공급포화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여기에 가장 강점이던 저렴한 분양가도 택지비 상승과 분양가 산정방식 변경 등으로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세종시 조감도

◆'완판' 세종시 분양시장도 꺾이나
지난달 중순 1순위 청약을 받은 '세종시 웅진스타클래스2차' L2블록은 44㎡ 3개 타입이 1순위 청약마감에 실패했다. L3블록도 44㎡C 주택형이 1순위에서 17가구 모집에 9가구 청약에 그쳤다. 세종시 최초 민간임대아파트를 내세운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역시 798가구 모집에 654건(당해 53건, 기타지역 601건)만이 접수, 1순위에서 미달됐다.

이달에는 대림산업이 신규 분양한 '세종 e편한세상'이 972가구 모집에 1385명이 접수해 평균 1.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101㎡ 29가구, 125㎡ 158가구, 125㎡ 116가구, 152㎡ 116가구 등은 3순위까지 청약자를 찾지 못했다.

'완판시장' 세종시에서 1순위 청약마감에 실패한 아파트가 나온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 1순위 미달단지는 공공임대(첫마을 D블록)여서 민간아파트의 1순위 미달은 처음이다. 여기에 세종 e편한세상의 경우 분양가가 가장 저렴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자 "세종시도 이제 꺾이는 것 아니냐"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물론 상품별·개별단지별 특수성 때문이지 실제 시장위축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지만 최근 웃돈이 전혀 붙지 않은 이른바 '무피' 분양권 매물도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분양권 거래 전문사이트에 따르면 세종시 일대 신규분양아파트 분양권 중 거래 가능한 원주민 매물 가운데 차익을 챙기기 어려운 물건도 눈에 띈다. 현지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실제 매매계약을 할 경우 사실상 웃돈 없는 물건도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막대한 분양물량에 분양가도 관건

문제는 올해 분양될 물량이 17개 블록 9579가구에 달하고 추가로 15개 블록 8180가구를 지을 수 있는 공동주택용지가 추가로 공급돼 공급포화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올해 분양예정인 물량은 대부분 세종시 중앙행정타운이 위치한 1-2~4 시범생활권에 위치하고 있어 입지적인 면에서 기존 공급된 아파트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형이 대부분이지만 전체 17개 블록 중 5개 블록은 85㎡ 초과 또는 100~106㎡ 이하가 포함돼 있어 분양시장 상황에 따라 대거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LH가 8180여가구의 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공동주택용지 15필지 57만3000㎡를 공급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분양 물량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번에 공급된 용지는 85㎡ 이하 분양주택용지 1필지와 5년 임대주택용지 2필지 외에 85㎡ 초과 주택형이 혼합된 분양주택용지가 12필지나 포함돼 있다.

특히 3.3㎡당 분양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LH가 공급한 주택용지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공급가격을 책정하다보니 이미 팔린 용지들보다 택지비가 다소 높아졌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의 건축비용을 산정할 때 택지매입 비용으로 쓰인 자금의 금리를 약 1%포인트 올려서 반영할 수 있게 돼 분양가도 현행보다 1.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올해 기본형 건축비도 2.16% 올라 분양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3.3㎡당 분양가가 조만간 1000만원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비싼 분양가는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의 830만~890만원대다. 다만 건설사들이 분양시장을 감안해 무작정 분양가를 높일 수는 없겠지만 가장 강점이던 저렴한 분양가를 고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세종시 아파트 투자전략 새로 짜라

전문가들은 세종시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묻지마 청약'을 자제하고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알짜 입지 단지를 골라서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중앙행정타운과 가까운 곳이 유리하다. 세종시 특성상 중앙행정타운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청약률도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행정타운에 주요 기반시설이 배치되는 만큼 향후 가격결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4월에 분양한 세종 e편한세상의 경우 3.3㎡당 평균 500만원 미만의 저렴한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중앙행정타운과의 직선거리가 13㎞에 달한 점이 청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분양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지난해 10월 세종시 푸르지오가 3.3㎡당 평균 759만원에 분양됐지만 올 3월 공급된 웅진스타클래스2차는 780만원이었다. 웅진스타클래스2차 청약결과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미 분양된 단지와 분양가 수준을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주공무원 특별공급 비율이 줄어들 것을 감안한 투자전략을 짜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주공무원 특별공급 비율은 첫마을 1단계 50%, 첫마을 2단계 60%, 현재는 70%로 올라 향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만약 비율이 감소한다면 일반공급 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인기에 편승한 '묻지마 청약'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며 "1-5생활권 내에 위치한 중앙행정타운과 가까운 블록일수록 경쟁률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해당 블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