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그런데 정작 뉴스는 우울하거나, 불쾌하거나 또는 걱정스런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4월의 끝자락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둘러싼 논란,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자살한 중학생의 사연 등 정치·사회적으로 안타까운 소식들이 전해졌다. 경제·산업계도 마찬가지다.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고육지책, 지하철 9호선 요금 100% 인상 논란 등은 서민들을 답답하게 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 선임은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었다. 곧 들어서는 가정의 달에는 즐겁고 희망찬 소식들만 들려오기를….
 
◆유가종합대책

정부가 100일 넘게 치솟은 기름값을 잡겠다고 나섰다. 4월19일 지식경제부 등 5개 정부부처는 4대 정유사가 과점하고 있는 휘발유 공급시장에 삼성을 신규사업자로 참여시키는 내용의 유가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더불어 전자상거래용 수입물량 확대와 알뜰주유소 전환 시 파격적인 인센티브 부여, 석유제품 혼합판매 활성화 등의 내용도 담겼다. 늑장 발표라는 지적 외에도 이번 정부 대책의 문제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5번째 사업권을 국내 최고재벌에 넘겨준 것도 그렇거니와 설비투자가 절실한 후발주자에게 경쟁을 유도할 만큼의 가격인하를 기대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현재 예상되는 삼성토탈의 최대공급량은 우리나라 전체 소비량의 2.1%인 150만배럴에 그치고 있다. 정작 유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류세 인하가 이번 대책에서 빠진 점이 아쉽다. 실효성이 의문인 알맹이 빠진 대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불법사금융 근절


정부가 불법사금융 척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 4월18일부터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신고센터 운영 이틀 만에 문의전화가 3000건을 넘어서는 등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서민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악덕고리대금업자들. 이번 불법사금융 근절 의지가 단기 쇼에 그치지 않고 장기 정책으로 꾸준히 지속되길 희망해본다.
 
◆포괄근저당 전면 금지

하반기부터 포괄근저당(고객이 제공한 담보에 대한 권리를 은행이 모든 채무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제도)이 전면 금지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은행의 근저당제도 개선 방안'을 지난 4월15일 발표했다. 기실 포괄근저당 금지는 이미 2010년 은행법이 바뀌며 적용되긴 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예외적 허용' 조항을 이용해 빠져나가는 일이 많았다. 이제는 이 예외조항조차 차단하겠다는 것. 고객이 대출만 받으면 법을 넘어 '슈퍼 갑' 행세를 하던 은행에 확실한 족쇄가 채워질까.
 
◆삼성-LG 냉장고 덤핑혐의 기각

LG와 삼성의 냉장고 덤핑수출이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미 ITC(국제무역위원회)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판매하는 하단 냉동고형 냉장고의 덤핑수출 혐의에 대해 기각 판정을 내렸다. 미국 상무부가 두 한국업체의 냉장고에 대한 정부 보조금과 덤핑수출을 인정했으나, ITC는 미국 관련산업이 이로 인해 구체적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위협을 받은 일은 없다고 판결했다. 이번엔 어렵사리 미국의 견제를 빠져 나왔지만 한국이 잘 나갈수록 앞으로 더욱 견제를 받게 되는 일이 많아질 터. 방법은 '더 잘' 나가는 수밖에….
 
◆김용 세계은행 총재 선임


한국계 미국인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이 논란 끝에 세계은행 총재로 선출됐다. 김 차기총재는 아시아계인데다 금융쪽 경험이 거의 없지만 이사회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미국이 후보로 지명함에 따라 선임 가능성이 높았다. 당초 세계은행은 미국이 주도하는 구체제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미국인만 총재가 되는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음에도 이번 역시 미국 국적을 가진 김 차기총재가 선임돼 개혁의 목소리가 사그라들고 말았다. 모쪼록 김 차기총재가 휘둘림없이 무너진 세계금융을 바로 세우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