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착한' 바람이 불고 있다. 수익의 일정금액을 사회에 기부하거나 '착한 금융상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임직원이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착한 서비스'의 개념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고객이 잘 모르는 권리찾기, 어려운 용어 개선 등 섬세한 배려로 작은 감동을 전해주기도 한다.

◆돈도 모으고, 사랑도 실천하고
 
기업은행은 따뜻한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참! 좋은 기부적금'을 선보였다. 기부금액에 상관없이 기부활동에 참여한 고객에게 연 0.3%포인트를 우대해준다. 자동이체 우대이율 연 0.5%포인트를 포함해 최고 연 4.1%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사회단체에 후원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우리사랑나누미(美)' 4종세트를 내놨다. '우리사랑나누미통장(개인용)', '우리사랑나누미적금', '우리사랑나누미정기예금'을 비롯해 기부금 관리가 가능한 '우리사랑나누미통장(단체용)' 등으로 구성됐다. 상품에 가입하면 후원 종교단체에 고객명의로 세후이자를 자동으로 기부할 수 있다. 또한 만기 시 원리금의 일부를 후원종교단체에 기부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해준다.
 

하나은행은 천주교 산하 사회공헌단체인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과 협약을 맺고 자유적립식 적금상품인 '바보의 나눔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고객이 이 상품에 가입하면 계좌당 100원이 바보의 나눔에 기부금으로 전달된다(기부금은 하나은행 자체 출연). 또한 장기기증 희망등록자에게는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고 만기해약금 기부자에게도 0.3~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준다.
 
신용카드 이용액의 일정비율만큼을 기부하는 기부특화카드도 나왔다. 농협의 '러브트리카드'는 사용액의 최고 0.7%를 포인트로 적립해 고객이 지정한 곳에 매달 자동으로 기부금을 전달해준다. 현재 러브트리카드를 통해 기부할 수 있는 곳은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 산림청녹색사업단,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 등 5곳이다.
 
금융권의 '착한 캠페인'도 활발하다. LIG손해보험은 5월 한달동안 임직원 자원봉사단체인 '희망봉사한마당'을 통해 나눔을 실천할 예정이다. 114개 봉사팀을 꾸려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아동 주거환경 개선사업인 '희망의 집짓기' 사업을 통해 2채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교통사고 유자녀를 초청해 구자준 회장이 직접 장학금을 전달하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사랑모아컬쳐클럽'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3040 신세대 주부 파워블로거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건강문화체험단으로, 최근 5기 모집이 완료됐다. 이와 함께 배식봉사 '밥퍼' 나눔활동과 소외계층을 위한 김장 등 각종 봉사활동을 실시하는 등 온라인 공간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고객의 권리찾기 등 '눈높이 서비스'
 
고객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 개선도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평생든든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권리를 찾아준다. 고객이 오래 전에 가입한 보험이어서 해당 상품의 보상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각종 혜택을 놓치는 경우 설계사가 '알아서' 권리를 챙겨주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어려운 용어를 고객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용어를 단순화했다. 예컨대 '당발 외화 송금시 수수료 감면'은 "저희 은행에서 해외로 돈을 보낼 때 수수료를 깎아 드립니다"로 알기 쉽게 풀었으며, '최초 신규일로부터 타행환 수수료 면제'는 "첫거래 때부터 다른 은행으로 송금하는 수수료는 받지 않습니다"로 개선했다.
 
고객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고객 눈높이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해 고객 16명으로 구성된 '참좋은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기업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도 거래하고 있어 객관적 의견개진이 가능한 고객들이 대상이다. 이러한 고객 자문위원회가 직접 불편한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알려주면 이를 상품 및 서비스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친환경 문화 구축에 나선 곳도 있다. 씨티은행 영등포 지점은 최근 자전거 출퇴근을 권장하기 위해 자전거 거치대와 별도의 샤워시설을 마련했다. 또한 실내조명과 환기 시설에 설치된 자동제어시스템은 사용자가 없을 때 자동 소등돼 에너지 낭비요소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설계됐다.
 
◆착한 금융 브랜드 위기 극복 대안
 
금융사들이 최근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금융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위기, K-컨슈머리포트로 인한 변액보험 논란, 카드사 수수료 등의 논쟁은 금융사들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있다. 이에 금융권 CEO부터 '착한 금융'으로의 환골탈태를 적극 주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은 "제품의 질과 제조사의 도덕성을 구매의 잣대로 여기는 착한소비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보험상품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금융권 고위 관계자도 "금융권이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고 기업 브랜드 가치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결국 기부와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 제2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