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일부 대형종목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증시의 주역이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은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유로존 이슈와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부각될 때마다 그나마 회복됐던 주가도 모두 토해내고 있다. 도통 투자매력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스몰캡종목을 바라보자니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스몰캡담당 연구원은 "펀드환매, 주가쏠림,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인해 스몰캡 종목들에 대한 기관투자자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빠진 만큼 스몰캡 투자를 통한 초과수익률 확보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덧붙였지만 투자자들의 불안한 투심을 안정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다시 눈을 돌린다. 60만원대서 140만원대로 드라마틱하게 오른 삼성전자, 지금 들어가도 될까. 애플이 아이폰 새 제품을 내놓는다는데 삼성전자 주가에 타격은 없을까. 반도체 가격은 바닥을 쳤다는데 마음 놓고 삼성전자 주식을 사도될까. 증권업계의 의견은 일단 'YES'다.
◆"삼성전자 더 간다" vs "리스크도 감안해야"
증시의 시각은 일단 긍정적이다. 대부분 150만원선 돌파를 예상했다.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밝힌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현대증권으로 190만원을 적정주가로 산출했다.
진성혜 현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와 반도체, LCD업황 개선에 따라 영업실적은 지속적으로 호전될 것"이라며 "주가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국에서 공개된 갤럭시3S의 선주문이 이미 '초대박'의 기준인 1000만대를 넘겼다는 설이 증권가 일각에 퍼지고 있다. 소문의 사실여부를 떠나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은 현재로서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진 연구원은 "대만 TSMC의 28mm 칩 수율 문제로 일부 경쟁사들의 스마트폰 판매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애플 아이폰5 출시가 3분기 이후로 예정된 것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HMC투자증권도 상대적으로 높은 목표주가를 내놨다. 최근 목표가를 175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휴대폰과 스마트폰 출하량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여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PC와 프린터사업부를 정보통신사업부와 통합한 것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사업과 결합시켜 B2B(기업 대 기업)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상 기업체들의 지출 부담을 줄이면서 경쟁사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 170만원을 언급한 최성제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LCD패널 가격도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1분기보다 2분기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솔로몬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150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모멘텀 피크는 3분기에 올 것으로 보이며 의미 있는 주가조정은 이에 선행해 올 확률이 있다"며 "공교롭게도 이 시점은 아이폰5 출시 기대시점과 일치하므로 자연스런 주가조정의 시기가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역시 리스크에 주목하며 155만원의 조심스러운 목표주가를 설정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이 여전히 저가화되고 있다"며 "통신사 보조금에 대한 정부 규제, 퀄컴 4세대 통신칩 공급부족으로 인한 차기 LTE 출시 지연 등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러다 삼성전자 꺾이면… "증시 쓰나미 올 수도"
잘 나가는 삼성전자가 주춤하면 증시에 큰 후폭풍이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눈길을 끈다. 증시를 주도하는 삼성전자가 주춤할 경우 전반적인 하락장이 연출된 후에야 새로운 주도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과거 증시 양극화 사례를 보면 주도주 주가가 하락하면 전체적으로 주가가 떨어졌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꺾이면 레벨다운이 온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선도주 주가가 떨어지면 대부분 주변주 주가도 빠졌다. 지난 2007년 중국 관련주들의 강세장이 종결되고 현대중공업 주가가 무려 78% 빠지는 동안 주변주인 현대차와 삼성전자 역시 각각 59%, 47%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5% 내렸다.
지난해 '차화정 장세'가 종결되면서는 SK이노베이션, 호남석유 등의 주가가 50% 이상 빠졌다. 그러자 차화정 장세 속에서 재미를 보지도 못한 삼성전자 주가가 덩달아 37%나 하락했다. 코스피는 26%가량 낙폭을 보였다.
김 팀장은 "주도주가 꺾이면 주식 전반에 대한 리스크 회피심리가 발동해 주가가 전반적으로 꺾인다"며 "이번 사이클에서도 삼성전자가 꺾일 경우 그간 조정받았던 소재나 산업재보다는 경기방어종목이나 현금 보유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의 바로미터인 실적은 3분기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항상 분기실적이 고점을 찍은 후 내렸다"며 "3분기까지 실적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승 폭은 오차범위 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홍봉진기자
◆"너무 빠졌어" 하반기 中 관련주 훈풍 불까
유럽과 함께 국내 증시의 속을 썩이고 있는 중국 경기는 4월 무역 흑자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며 모처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4월 무역 흑자는 184억달러로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
연이어 발표될 4월 소비자 및 생산자물가,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신규대출 등의 지표도 긍정적인 숫자가 예상돼 유럽 위기에 따른 불안감을 다소 완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지표 회복 강도가 결코 강하지는 않지만 바닥을 다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1분기가 저점이라는 것을 인식시킴과 동시에 중국 성장 모멘텀 개선 기대심리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관련종목들의 주가가 올 들어 크게 약세를 보이고 있어 작은 회복 불씨에도 의미있는 주가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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