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우리가 브랜드라고 할 때는 명칭을 말하는데, 로고나 글자체와 상징물 등의 여러 가지 디자인 요소들을 함께 브랜드라고 총칭한다. 더 나아가서는 기업이나 제품이 가지고 있거나 추구하고 있는 이미지까지도 브랜드의 범주에 집어넣는다.
이처럼 복잡다단한 브랜드의 정체를 적확하게 파악하고, 그 숨겨진 힘을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을 한번 참고해볼 만하다. <브랜드와 디자인의 힘>은 제목과 ‘브랜드 마이더스 손혜원의 히트 브랜드 만들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대표적인 브랜드 전문 기업인 크로스포인트 손혜원 대표가 창조했던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사항 등에 관해 실제 고려했던 대안들까지 포함해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첫장을 펼치면 원래 있던 브랜드들을 새롭게 만들어 제시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진로 소주와 청풍 공기청정기는 모두 이름 자체에 제품 카테고리 내에서 브랜드로서 지향점이 명확하게 들어가 있다. 업종이 존재하는 근본적 이유와 해당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는 차별적 강점, 곧 제품과 브랜드의 본질을 끄집어 보여준 것이다. ‘참眞이슬露’는 원래의 한자(漢字)를 보여줌으로써, ‘청풍무구’는 ‘무구(無垢)’ 곧, ‘티끌 한점 없는 깨끗한 세상’이란 단어를 덧붙여 차별점과 지향점을 명확하게 하며 강조했다. 물론 이후 글자체와 로고와 같은 디자인이 의미를 더욱 명확히 하는 데 기여했다.
울진군의 브랜드인 ‘우리珍’은 ‘울진’이란 이름이 가지고 있는 친숙함과 울림을 최대한으로 활용했다. 친숙하게 불리고 보여줄 수 있는 데 주력하는 한편 삼림욕, 해수욕, 온천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란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로고 디자인으로 해결했다. 침구 브랜드 ‘이브자리’ 역시 ‘이불’이란 근본이 되는 제품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친숙하면서도 명확하게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역시나 과유불급이다. 다른 경쟁자들이 하지 않은 차별적인 것,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충격적인 것들을 자꾸 찾다 보면 표피적이고 순간적인 단어나 디자인 요소에만 매달리게 된다. 그러면서 업종과 자신의 브랜드의 존재 이유, 곧 본질을 잊어버리기 쉽다. 본질은 저자의 말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원래 있는 것을 찾으면 된다. 바로 ‘진로’ 안에 ‘참이슬’이 있는 것처럼.
흔히 단점을 보완할 것이냐, 강점을 부각할 것이냐는 두 가지 전략 대안을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필자는 대부분 후자인 강점을 더욱 확실하게 부각시키라고 한다. 약점을 보완한다는 것은 많은 경우 자신의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부분을 두드려 다른 것들과 하향 평준화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어느 한 부분 자신을 특출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서 그것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시는 새로운 것을 친숙하게, 친숙한 것이 새롭게 보이는 것이다(Poetry is when you make new things familiar and familiar things new)’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시’를 ‘브랜드’로 바꾸어도 뜻은 그대로 통한다.
손혜원 지음 / 디자인하우스 펴냄 / 2만 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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