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0일 코스피지수가 1904로 마감하며 모처럼 1900선을 넘었다. 그러나 그 후 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21일 1889로 밀린 지수가 22일 1847, 25일 1825로 마감하더니 28일에는 1819까지 떨어진 것.
유럽발 리스크가 조금씩 완화되는 것 같지만 아직 국내증시는 강한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몇가지 조건들이 갖춰진다면 서머랠리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증시가 급등하는 형태의 랠리는 아닐지라도 안도랠리 성격의 서머랠리는 기대할 수 있다. 또 서머랠리를 거치면서 국내증시가 하반기 21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계절적 요인으로 거시지표 개선
서머랠리가 가능하려면 우선 거시지표가 개선돼야 한다. 그리고 현재로선 긍정적이다. 먼저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지표 하향 안정세를 꼽을 수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고공행진 하던 유가가 크게 하락했는데, 이로 인해 미국 5월 소비자물가는 3년 7개월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경우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2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강 팀장은 "물가의 하향 안정은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소비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또 정책 당국이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높이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7~8월 휴가시즌을 맞아 계절적 소비가 확대되는 구간에 진입한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겠다. 한국을 비롯한 수출 주력국가들의 수출지표가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팀장은 "현재 계절적으로 지표가 개선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며 "7월 이후 발표되는 지표들은 분기별, 연도별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 친화적으로 변하는 정책들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문제 그리고 G2(미국, 중국)의 경기 하강에 대한 두려움으로 각국 정부의 정책이 시장 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강현철 팀장은 "5년여만에 유럽, 미국, 중국 등 세개 지역이 동시다발적으로 유동성을 풀고 있다"며 "유럽발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는 반면 다양한 부양책들이 준비되거나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올 하반기에도 리스크 요인들이 존재하겠지만 상대적으로 경기회복이 부각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미국과 중국이 있다.
이민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우 올해 전체적으로는 경기가 둔화되겠지만 최근 나오고 있는 적극적인 부양책을 고려할 때 경착륙보다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역시 부진을 보였던 주택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 부양적인 정책 스탠스로 인해 다시 회복 기조로 복귀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점차 안정되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
외국인의 동향도 서머랠리의 핵심 요인 중 하나다. 강현철 팀장은 외국인의 매도가 '패닉 셀링'(Panic Selling·공포매도)을 지나 '커피출레이션 셀링'(Capitulation Selling·항복매도)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 경험을 살펴보면 크레딧 위험이 완화될 때 외국인은 매도분을 단기간 내에 전부 재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에도 약 6조7000억원을 매도 중인 외국인들이 위기 진정 시 단기간 내에 이를 대부분 복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금융시장이 글로벌 악재에 대한 반작용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계절적, 추세적 요인과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의 재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 공세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외국인이 현물을 매도하고 차익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 될 수 있겠지만 6월 말을 기점으로 매도의 끝자락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머랠리 지나 하반기 2100 돌파
앞서 제시된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올 여름에도 서머랠리를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강한 상승보다는 안도랠리 성격의 서머랠리를 예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중 안도랠리 성격의 서머랠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12개월 선행 주가이익비율(P/E) 9.5배를 수익가치 상단으로 적용해 올 하반기 코스피 목표치 2120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도 IT업종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곽 팀장은 "하반기 섹터배분 전략에 있어 핵심은 경기회복 초기국면 시 발생하는 전형적인 경기-상품 사이클의 괴리현상"이라며 "상반기 상품사이클 저점테스트로 이익훼손이 컸던 소재-산업재의 상승반전 가능성을 고려해 해당 섹터 중심으로 교체 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다만 곽 팀장은 기존 주도주 가운데 업황 사이클, 재고순환 사이클, 국내외 경기사이클의 반응도, 외국인 추가매수여력, 기업이익 모멘텀, 밸류에이션 등을 점검한 결과 IT업종이 가장 양호할 것으로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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