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계열사 비알코리아와 서희산업 근로자들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서희산업 근로자들은 11년 전 약속한 것을 지키라며 70일 넘게 장기파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비알코리아 측은 서희산업 노조가 허위사실을 공공연히 유포하고 있다며 맞받아치고 있다. 어떤 사연으로 얽혔길래 양측은 첨예한 진실 공방을 벌이는 것일까.


갈등의 시작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알코리아는 당시 배스킨라빈스 음성공장을 설립해 전국 점포의 아이스크림을 생산했다. 그로부터 8년 후인 2001년 비알코리아는 배스킨라빈스 음성공장을 돌연 '서희산업'이라는 독립 회사로 떼어냈다. 배스킨라빈스의 정규직원이었던 음성의 생산직원들의 신분이 하루 아침에 하청업체 직원으로 전락한 것이다.

서희산업 노조 측은 배스킨라빈스 직원들과 똑같은 처우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조건으로 비알코리아가 서희산업이라는 위장도급사를 만들어 음성공장 직원들을 강제로 전직시켰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당시 회사 측은 노동자 인원이 늘어나 대기업으로 분류되면 세금이 많아진다는 것을 핑계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사진_류승희 기자
그러나 비알코리아 측은 당시 상황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생산라인을 아웃소싱으로 돌리는 작업의 일환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당시 비알코리아는 이미 직원이 440여명에 달하는 대기업이었다"며 노조의 주장을 일축했다.

출발부터 갈등의 소지가 컸던 서희산업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 4월. 서희산업 노조와 비알코리아 측은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으로 '서희산업 직원의 비알코리아 소속 전환을 추진한다'는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서희산업 노조 관계자는 "비알코리아는 10여년간 서희산업 직원들의 수당까지 폐지하면서 임금을 대폭 줄이는 등 차별을 일삼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노조는 지노위 합의 이후에도 비알코리아가 약속을 이행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장기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어 "비알코리아의 그간 행태를 보면 단순히 하청업체 직원에 대한 차별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들을 얼마나 소모품처럼 여기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파업이 장기화되자 비알코리아 측이 아이스크림 생산을 위생 검증도 되지 않은 업체에 맡기고 서희산업 직원들에게는 직장폐쇄 조치를 취하는 악행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비알코리아 측은 합의 이행 여부에 대해 순차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스킨라빈스 소속으로 일하겠다는 서희산업 근로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합의서에 서명한 것이고 준비기간을 거쳐 순차적으로 소속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라는 것. 따라서 "한달 내에 모든 직원의 소속전환을 마무리하라는 노조 측의 주장은 무리한 요구"라는 것이 비알코리아 측의 입장이다.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 배스킨라빈스로 서희산업 직원들의 소속을 전환시켜줄 의지를 갖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높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아이스크림 생산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현재 서희산업에서 91%를 생산하고, 9% 정도를 다른 위탁업체에 맡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서희산업 생산라인이 정상화되면 100% 원상 복귀시킬 방침"이라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