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항공의 직원 A씨. 그는 올 들어 제주도 출장이 잦아 자사의 '김포-제주' 항공노선을 여러번 이용했다. 업무용으로 다녀온 출장이었음에도 A씨는 매번 일정금액의 '비용'을 회사에 지불했다. 다름 아닌 항공기를 이용해 온실가스를 발생시킨 만큼 '환경개선부담금'을 스스로 낸 것이다. 이렇게 적립된 '부담금'은 경기도 가평의 꽃동네에 태양광 난방재를 설치하는 데 쓰였다.

기업들의 '녹색경영' 열기가 뜨겁다. 녹색경영이란 기업이 경영활동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 및 환경오염의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활동을 말한다. 환경파괴나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우리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 같은 녹색경영을 추구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온실가스 발생비, '사회기부금'으로 전환

앞서 언급한 아시아나항공이 대표적인 '녹색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5월부터 국내기업으로서는 최초로 '탄소상쇄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 임직원이 아시아나항공기를 이용해 출장을 다녀올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분에 해당하는 적립금을 모아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하는 것으로 그동안 가평의 꽃동네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지에 태양광 난방재 및 가로등을 설치하는 데 사용됐다.
현재 '김포-제주'와 '인천-LA' 노선을 중심으로 활용되는 이 프로그램은 기종과 노선거리, '유럽연합 탄소시장에서의 할당배출권(EUA)' 등을 대입해 인당 온실가스 발생량을 계산, 출장 임직원들이 적립해야 할 금액을 산정한다.


'탄소상쇄 프로그램'으로 적립된 연간 금액은 지난해의 경우 총 5600만원으로 이는 월 평균 450명이 출장을 가면서 총 2713톤의 탄소상쇄량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창현 아시아나항공 녹색환경팀 차장은 "항공노선이나 기종에 따라 온실가스 발생정도가 다르지만 EUA를 기준으로 탄소상쇄량을 계산해 적용한다"면서 "자신이 내는 적립금으로 사회소외계층을 지원한다고 하니 임직원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탄소상쇄 프로그램'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은 2010년 5월부터 '김포-하네다' 노선에서 '탄소 제로(0) 항공기'의 시범운항도 시작했다. 비행 전 정비, 준비, 이륙, 순항, 착륙에 이르는 전부문에 걸친 에너지 절감활동을 집대성한 것인데 ▲출발 전 엔진 세척 ▲최적분량의 연료 탑재 ▲무게 관리 ▲비행절차 개선 등을 통해 탄소를 감축하는 활동이다.
 
◆제품에 탄소발생 정도 표기…"소비자가 선택하라"

아시아나항공처럼 녹색경영을 통해 소비자에게 간접적인 '기부' 활동을 펼치는 기업도 있지만 '탄소성적표지제도'(온실가스 라벨링제도)를 채택, 소비자에게 제품의 환경오염 정도를 스스로 공개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환경부에서 시행하는 '탄소성적표지제도'는 소비자에게 온실가스 배출 이력정보를 제품에 표시하도록 한 제도다.

아모레퍼시픽은 2008년 12월 자사의 '미쟝센 펄샤이닝 모이스처샴푸'를 환경부로부터 국내 화장품 및 생활용품 분야 최초로 탄소성적표지 제품으로 인증받았다. 이후 2009년에는 8개 제품을 추가했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미쟝센' 제품에서 탄소배출이 어느정도 되는지 미리 알고 구매할 수 있다.

경동나비엔과 농심 역시 탄소성적표지 제도를 적극 수용했다. 경동나비엔은 2009년 4월 보일러업계 최초로 '나비엔 콘덴싱on水' 제품에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받았으며, 농심은 2010년 '탄소성적표지인증'을 위해 아예 TF팀까지 구성해 자사 제품의 탄소성적표지 인증에 열의를 보였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탄소경영보고서' 발간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해마다 공개하는 케이스다. 지난해 이 회사는 약 1만2055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고 탄소배출량은 본사 및 공장, 연구소(5455톤·온실가스 외부검증 기준)뿐 아니라 처음으로 800여개의 지국에서 발생되는 탄소배출량까지 확대 공개했다.

온실가스에 대한 배출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 외에 '녹색제품'을 선보이려는 녹색경영 풍조도 유통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시행된 기업과 환경부간 '녹색구매 자발적 협약' 운동이 대표적인데 이 협약을 통해 참여기업들은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 배출감소 목표, 추진일정, 실행방법 등을 계획해 이행하고 정부는 모니터링과 평가 등을 실시해 녹색운동에 동참한다.

지난해까지 '녹색구매 자발적 협약'에 동참한 국내 기업은 총 138개사로, 2010년 기준 녹색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총 구매금액은 3864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Interview/ 아시아나항공 서창현 녹색환경팀 차장 
 "지난해 출장 임직원들, 5600만원 적립"



-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탄소상쇄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계기는?
▶2008년 5월 도입할 당시 국내외적으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녹색성장과 관련해 정부정책이 구체화된 것도 계기다.
- 구체적으로 적립금은 어떻게 모아지는가. 그리고 누적 적립금 현황은?
▶매월 우리 항공기를 이용해 국내외 출장을 가는 임직원들이 적립하는데 매월 임직원에게 해당금액을 통보한다. 기종과 노선 거리, EUA 등을 대입해 인당 온실가스 발생량을 계산한 후 출장 임직원들이 적립해야 할 금액을 산정하는 식이다. 지난해엔 출장 임직원들의 탄소상쇄량이 2713톤, 적립금액이 5600만원(매월 450명 출장)으로 집계됐다.

- 항공업계 최초로 '탄소성적표지제도'도 인증받았는데.
▶사실 항공업계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정보를 공개한다는 게 쉽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크게 서비스 전 단계와 실행단계로 나눠서 탄소발생량을 공개한다. 건물이나 항공기의 자체 정비와 관련한 단계가 '전 단계'이고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 지원되는 차량 등에 관한 과정이 '본 단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