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 수장자리가 또다시 공석이 됐다. 지난 8월23일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가 만료됐지만 새 회장 후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선 8월22일 새 회장이 선출될 예정이었지만 후보 신청자가 한명도 없었다. 중앙회 측은 회장의 임기가 다가옴에도 새로운 후보에 대한 하마평조차 들리지 않자 주 회장의 연임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주 회장마저 사퇴를 결심해 결국 빈자리로 남게 됐다.

이처럼 저축은행중앙회장은 회장 임기가 끝날 때마다 공석이 되기 일쑤다. 그래서인지 중앙회 측은 오히려 무덤덤한 반응이다. 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원래 중앙회장은 공석일 때가 많았다"며 "이번이 특이한 경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김성화 부회장이 대행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저축은행중앙회는 수장이 공석인 채로 길게는 수개월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 1997년에 취임한 이상근 당시 회장은 1999년 12월31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차기 회장이었던 문병학 회장이 취임한 것은 3개월 후인 2000년 3월28일. 문 회장 후임이었던 김유성 회장 역시 취임하기까지 3개월의 공백 기간이 있었다. 이후 14대 중앙회장이 된 김석원 회장 역시 2개월여의 공백 이후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중앙회장 자리가 공석이 아니었던 적은 2009년 주용식 전 회장이 선출될 때가 거의 유일하다. 기획재정부 출신의 주 전 회장은 단독으로 후보에 올라 3년간 회장직을 수행했다.

그렇다면 저축은행중앙회장 자리는 왜 이렇게 인기가 없는 것일까. 저축은행중앙회장은 투표를 거치기는 하나 보통 기재부와 금융감독원 출신의 인사가 내려오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공직자들 사이에서 제1금융권이 인기가 높은 것과 달리 말 많고 탈 많은 저축은행으로 가고자 하는 인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저축은행중앙회장 자리는 그야말로 마지막 자리라고 여긴다"며 "저축은행중앙회장을 지내고 나면 갈 데가 없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잇단 구조조정과 업계에서 터져 나오는 각종 비리에 저축은행의 위상이 크게 추락한 것도 한 원인이다. 이 때문에 앞선 회장 선출 때 못지않게 공석이 장기화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생존자체를 논할 만큼 어느 때보다 상황이 어려운 저축은행업계를 매고 갈 수장은 누가 될까. 저축은행중앙회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