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삐삐는 필수품. '1010235'(열렬히 사모합니다), '0027'(땡땡이 치자) 등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가.

· 가죽부츠나 장화를 핫팬츠에 코디할 수 있는가.

· 선글라스의 용도는 시력보호용인가, 액세서리인가. (후자인 경우 OK) 

 

1990년대 신인류로 분류됐던 'X세대 판별법' 중 일부다. 기성세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튀는' 세대의 유행과 가치를 담고 있다.

 

당시 별종 신세대였던 그들은 이제 우리 사회를 이끄는 주역으로 성장했다. 영화 <건축학개론>, 드라마 <신사의 품격> 등의 흥행은 이러한 X세대의 추억과 향수에 맞닿아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현재 30대이면서 90년대 학번, 70년대에 출생한 세대가 최근 '90년대 복고'의 중심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397세대'다.

 

이들은 단순히 문화 유행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아닌 사회발전의 중심축이자 소비시장의 핵심 집단으로 눈길을 끈다. 유재훈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구세대와 신세대의 접점에 있는 397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이 우리 사회와 경제(기업)에 어떤 영향으로 나타날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초반 앨범 발표와 함께 한국 가요계에 큰 화제를 불러온 '서태지와 아이들'.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에서 앞뒤세대를 가르는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을 만한 대한민국의 팝, 힙합, 랩, 록 음악그룹

사진_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임성균 기자, 구혜정 기자 

 

◆침체된 경제가 소환한 90년대 복고 바람

 

90년대 복고 바람을 타고 '세대 아이콘'으로 떠오른 397세대. 이들은 앞선 58년생 개띠로 상징되는 '빈곤과 성장의 세대'나 386세대(현 486세대)로 명명되는 '저항과 운동의 세대'처럼 치열한 사회적 이슈가 없음에도 최근 복고 문화의 중심에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경제 전문가들은 397세대가 왕성한 사회활동을 통해 경제적 영향력이 가장 큰 세대로 부각된 점이 주요인이라고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30대 인구수는 779만4495명으로 40대 820만4781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그러나 소비시장에서의 영향력은 40대를 앞지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도서시장을 주도한 것은 397세대였다. 지난해 도서 구매고객 10명 중 4명이 30대였다(예스24, 전체 구매자의 37.3%). 백화점 매출을 좌우하는 핵심고객층도 30대다. 30대는 국내 백화점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기록하며 '큰손' 1위에 등극했다.

 

유재훈 연구원은 "397세대는 88올림픽 이후 대학시절부터 해외여행의 자유를 즐기고, 고도 경제성장기의 달콤함을 누린 덕에 이전 세대의 '무조건 아끼자'는 정신과 달리 소비가 많은 세대"라고 설명했다. 

 

90년대라는 '멀지 않은 과거'가 복고의 이름으로 호출된 데는 90년대 들어 급격히 진행된 디지털화가 큰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식 인하대 교수(문화평론가)는 "디지털 문명 자체가 끊임없이 복고를 요청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중장년층을 문화적으로 호명하는 방식은 시장 체감 단계에서 국내시장을 내부적으로 확장하는 주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90년대 복고가 대중문화의 핫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당시 문화자체의 특수성에도 기인한다. 90년대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가요계에 새로운 물꼬를 텄으며, HOT, 핑클 등을 중심으로 한 아이돌 문화와 팬덤이 싹튼 때다. 홍대 일대를 기반으로는 인디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김동식 교수는 "30대는 정치적 억압이나 경제적 빈곤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세대이기 때문에 문화적 다양성을 향유할 수 있는 세대였다"며 "이들이 학창시절을 보낸 90년대는 대중문화뿐 아니라 진보적 문화, B급 문화, 소수적 문화까지 다양하게 분출된 시기로 반추해볼 의미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2012년 여름, 30-40대 싱글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려 여심을 자극하며 또 한번 복고의 바람을 일으켰던 

SBS드라마 '신사의 품격' 

 

<박스>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30대의 라이프스타일  

 

30대는 소비에서 있어서 이중적 패턴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실용성을 중시함과 동시에 가치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유재훈 연구원은 "기업들이 30대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들이 즐겁게 소비할 줄 아는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의 30대 라이프스타일 분석을 통해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30대 소비의 키워드를 짚어본다.

 

① Comfy : 옷은 편하게, 하지만 어려 보이게 

직장에서 치이고 육아에 바쁜 탓인지 30대는 패션에 대한 관심이 낮은 편이다. 격식을 차리거나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를 위한 옷보다는 그냥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선호한다. 또한 편안한 옷을 즐기다 보니 패션이 나의 지위와 수준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적다. 하지만 최근 안티 에이징(Anti-aging) 열풍 때문인지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패션을 좋아한다. 

 

② Gourmet : 식도락, 먹는게 남는 것 

30대는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단 먹는데 쓰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요리 정보를 검색하거나 레시피를 가장 많이 보고 가족들과 함께 요리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낀다.

 

③ Family Leisure : 여가활동은 가족들과, 제대로 

30대는 여가활동에 있어서는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야외에서 캠핑을 즐기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타 연령 대비 유난히 높았다. 여가활동에 관해서는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여가활동 시 유명 브랜드의 의류·장비 등을 구입하는 경향이 높다. 

 

④ Dwelling : 실용적 거주 개념의 집 

내 집 마련에 대한 니즈가 많을 것 같은 30대는 굳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에 살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흥미로운 점은  비록 소유한 집은 아니더라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가장 높다는 것. 평소 집을 꾸미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아파트로 이사할 경우 아파트의 구조를 직접 정하기를 원해 오더메이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다. 

 

⑤ Duality : 이중적 소비 패턴 

30대는 물건을 사기 전에 미리 품목과 가격 등을 정해 놓고 사는 이른바 계획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계획에 없던 물건도 눈에 띄면 사버리는 충동구매의 성향도 높다. 제품을 구입할 때는 디자인보다 기능과 성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만 유명 화가나 디자이너의 작품 등 가치 있는 제품에 대한 니즈도 높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