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주말이 껴서 그런지 연휴 기분을 느낄 새도 없이 짧은 한가위다. 민족최대의 명절이란 말이 무색하지만, 그럴수록 부지런히 정보를 얻으면 알차게 지낼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우리 문학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것도 의미있다. 아이들에게는 더없는 교육의 현장이요,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장소가 될 테니 말이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 한국관광공사가 '문학이 흐르는 길을 따라'를 주제로 전국 곳곳의 명소 5곳을 꼽았다.

◆ 문학의 고향에 깃들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는 바다가 육지 안쪽으로 길게 들어온 천혜의 항구이자 문학의 산실이다. 신라말기, 천재로 일컬어진 고운 최치원이 월영대 앞바다의 아름다움에 반해 오래도록 머물며 후학을 기른 문학의 고향이다. 이곳에 마산 문학의 흐름을 보여주는 창원시립마산문학관이 있다. 전시실은 결핵 문학, 민주 문학, 바다 문학 등 문학의 특징별로 나뉘었다. 이중 국립마산결핵요양소(현 국립마산병원)에 머무르던 작가들의 활동을 보여주는 결핵 문학은 꽤나 독특하다. 결핵 계몽지 <요우>와 지금도 발행되는 <보건세계>, 문학 동인지 <청포도>, <무화과> 등을 발행할 만큼 많은 문인들이 그곳에 머물렀다.

☞ 당일 여행 코스
창원시립마산문학관→만날공원→창원시립마산박물관→창원시립문신미술관→창원시립마산음악관→마산조각공원

위치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노산북8길
문의 : 창원시청 관광진흥과 055)225-3695


◆ 시인이 꿈꾸던 '그 먼 나라'를 찾아서, 부안 신석정문학관


전북 부안은 아름다운 자연으로 이름난 곳이다. 호남정맥 줄기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를 향해 내달리다 우뚝 멈춰 선 변산, 그 산과 맞닿은 고요한 서해, 전나무 숲길 끝에 단정하게 자리 잡은 내소사 등. 그리고 그곳엔 아름다운 자연이 낳은 시인 신석정(1907~1974)의 발자취가 남아 있다.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시인인줄로만 알았다면 문학관을 들러 새로운 시인의 모습을 만나자. 신석정은 일제시대 창씨개명을 거부하며 해방을 맞을 때까지 절필을 선언한다. 해방 이후 5.16군사정변 때는 군사정권을 비판하는 시를 발표해 남산 중앙정보부에서 취조를 당하는 등 고초를 겪다 끝내 고혈압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일 여행 코스
신석정문학관과 청구원→변산해변도로 드라이브→모항해변→내소사→곰소염전

위치 :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선은리
문의 :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713

◆ <소나기>의 주인공 되어 사춘기로 돌아가는 곳, 양평 황순원문학관


<소나기>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본 단편소설이다. 하지만 양평이 이 소설의 무대가 되는 장소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양평군은 '소나기마을'을 조성해 <소나기>에 등장하는 징검다리, 수숫단 오솔길, 송아지 들판, 고백의 길 등을 만들었다. 관람객은 산책을 하며 <소나기>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사춘기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 특히 소나기 광장에서는 매일 세 차례 인공으로 소나기가 내려 빗방울에 젖은 추억이 오래도록 남는다.
황순원문학관에 작가가 집필하는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도 눈길을 끈다. 안내판에는 이 서재를 가리켜 '언어를 벼리는 대장장이의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당일 여행 코스
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관→두물머리→양평군립미술관→용문사→경기도민물고기생태학습관→구둔역

위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
문의 : 양평군청 문화관광과 031)770-2066

◆ 절경에 취해 벼랑 위에서 시를 노래하다, 정선 몰운대


산과 계곡이 깊은 정선은 소리 한 가락, 시 한 수가 절로 흘러나오는 고장이다. 굽이굽이 계곡 길에는 문향이 소담스럽게 깃들어 있다. 정선 소금강의 몰운대에서 황동규는 <몰운대행>을 노래했고, 여러 문인들도 절벽과 계곡의 아름다움을 시로 옮겼다. 고목 한 그루와 시비가 있는 몰운대를 시작으로 <몰운대행>의 배경이 된 화암약수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는 가을 산행 길로도 제격이다. 또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아우라지는 정선아리랑의 배경이 됐으며, 김원일의 장편소설 <아우라지 가는 길>에서는 그리운 고향으로 그려졌다. 볼거리 풍성한 정선 읍내 구경도 흥미롭다. 아라리촌에는 옛집과 함께 박지원의 소설 <양반전>을 해학적으로 재구성한 조형물이 있다. 인심과 먹을거리 가득한 정선 장터도 놓치지 말자.

☞당일 여행 코스
몰운대→화암약수→정선장터→아우라지

위치 :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몰운리
문의 : 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3

◆ 영원을 추구한 시인 구상을 만나다, 칠곡 구상문학관
 


칠곡에는 한국 시단의 거장 구상(1919~2004) 시인의 문학관이 있다. 구상 시인은 프랑스에서 '세계 200대 문인'으로 뽑혔으며 그의 작품은 영어와 불어, 독어, 스웨덴어 등으로 번역돼 세계 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시인은 1953~1974년 칠곡에 머무르며 작품 활동에 매진, 당대의 예술가들과 폭넓은 친교를 쌓는다. 특히 화가 이중섭은 왜관에 있는 그의 집에 함께 머무르며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 이 무렵 그린 그림이 ‘K씨의 가족’이다.

구상문학관에는 육필 원고를 비롯한 유품 300여 점이 전시돼 있고, 문학관 뒤편에 시인의 거처였던 관수재(觀水齋)가 있다. 로마네스크 양식이 아름다운 가실성당, 한국전쟁의 포화를 느낄 수 있는 다부동 전적기념관, 기분 좋은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가산산성 등도 칠곡의 명소다.

☞당일 여행 코스
구상문학관→가실성당→왜관상설시장→다부동전적기념관

위치 :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구상길
문의 : 칠곡군청 새마을문화과 054)979-6064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