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명의로 보유하는 재산에는 주로 부동산 등 등기 등록되는 재산이나 주식 또는 금융계좌 등이 있다.
본인의 재산을 타인명의로 소유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재산을 증여한 것이나 양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명의만 빌린 것일 뿐 재산의 소유권을 넘긴 것은 아니다.
세금은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과세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양도나 증여하지 않고 단순히 남의 명의만을 빌린, 즉 명의신탁된 재산에 대해 증여세나 양도소득세를 부과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명의신탁제도를 이용해 조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재산의 명의신탁에 대해서는 실질과세원칙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증여세를 과세한다. 이러한 규정을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규정'이라고 한다.
명의신탁 재산에 대한 증여세는 타인명의로 등기나 등록을 한 날에 증여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한다. 때문에 오래 전에 명의신탁한 재산이 발견된 경우에는 명의신탁을 한 날, 즉 증여한 날을 기준으로 세무서에서 세금을 고지할 때 또는 납세자가 자진납부 할 때까지의 기간 동안에 대해 매년 10.95%의 가산금을 내야 한다.
또한 명의신탁을 한 행위는 사기 또는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보기 때문에 원래 납부해야 할 세금의 40%에 해당하는 가산세도 내야 한다.
◆예금 등 수익자에 따라 증여세 부과 결정
그러나 명의신탁한 재산이라고 다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아니며, 재산의 종류별로 다르게 취급한다.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에 대해서는 1995년 7월1일부터 '부동산 실권리자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의해 명의신탁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부동산을 명의신탁하는 경우에는 명의신탁의 약정과 수탁자에게로의 등기이전 자체가 무효가 되며, 또 이 법률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되므로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보험이나 예금, 아파트당첨권 등은 타인명의로 보유하고 있더라도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다만 타인명의로 계좌 개설한 후에 그 계좌를 운용하고 원금이나 이자 등을 사용 또는 수익하는 자가 차명계좌의 명의자라면 이를 차명계좌라고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예컨대 아들 명의로 예금한 경우 예금을 한 사실만으로는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아들이 그 예금을 본인의 의사대로 운용하고 또 원금이나 이자를 찾아 본인이 사용한다면 이때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세무서와 납세자간에 증여세 과세문제로 대립이 발생하곤 한다. 또 세무서는 이러한 차명계좌가 증여인지 아닌지를 밝히는데 상당한 어려움과 행정력이 낭비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부터는 타인명의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그 돈의 운용 또는 사용 수익자가 누구인지 따지지 않고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 증여추정규정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공장재단·광업재단·선박 등 등기를 요하는 재산과 특허권·상표권·의장권·저작권·광업권 등 등록을 요하는 재산, 그리고 주식이나 사채 등 명의개서를 요하는 재산의 경우에는 증여세를 과세한다.
다만 증여세를 과세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는데, 조세를 회피할 목적을 갖고 타인명의로 보유하는 경우에 한해 타인명의로 등기 등록하는 시점에 증여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한다.
명의신탁한 재산에 대해서는 증여로 의제해 증여세를 과세하지만 이러한 재산에 대해 명의신탁을 해제해 그 재산 그대로 원래의 소유자에게 돌려주는 경우에는 돌려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명의신탁 이유, 납세자가 증명해야
명의신탁을 하게 되면 외형상으로는 양도나 증여(당초부터 남의 명의로 해놓은 경우엔 세무서에 적발되지 않으면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지만 만약 발견된다면 증여로 본다)의 형태로 보이기 때문에 세무서에서 명의신탁한 재산을 발견할 경우 증여세를 부과하게 된다.
그런데 세무서가 명의신탁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려면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 전제조건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조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명의신탁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납세자가 명의신탁을 하게 된 이유가 조세를 회피하려고 했는지를 따져봐야 하는데 이를 세무서가 입증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세법에는 명의신탁을 한 것은 조세를 회피하려고 했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납세자가 '명의신탁을 한 것은 맞지만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입증하면 추정규정은 번복된다.
결국 세무서는 명의신탁이 발견되면 조세를 회피하려고 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따지지 않고 그냥 조세를 회피하기 위해 명의신탁을 했다고 보는 것이며, 만약 그런 목적이 아니었다면 납세자가 이를 직접 입증을 하라는 것이다. 즉 조세회피 목적 유무에 대해서는 납세자가 입증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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