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사야 해서 생수코너를 보다가 손에 잡기 좋고 디자인이 예쁜 생수가 있길래 용량이 작고 900원이라는 가격인데도 아무 고민 없이 사게 만든 녀석입니다. 사고 나서 병을 보니 디자인이 현대카드?! 이건 무슨 연계일런지 ㅋㅋ." (치0님)
 
"병 디자인이 엄청 특이하죠? 꼭 스킨·로션 병 같지 않나요? OO수보다 약 3배의 가격이지만 프리미엄이라니까 한번 사봤어요." (뽀0아가씨님)

올 초부터 이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잇 워터'(it water)는 화장품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이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그런데 이 생수 용기에 새겨져 있는 기업의 CI(로고)를 보면 소비자들은 다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이 물을 세상에 내놓은 기업이 생수회사나 식품회사가 아니라 카드회사인 현대카드이기 때문이다.


독특하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현대카드가 디자인한 물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왜 카드사가 굳이 '물 전쟁'에 뛰어들었을까.
 

 
◆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지난해 현대카드는 사내 이용과 슈퍼매치·슈퍼콘서트 등 현대카드 관련 행사에 공급할 생수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적합한 제품을 찾기가 어려웠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존 생수는 '현대카드와 잘 어울리는' 정도까지는 도달할 수 있으나 완벽하게 현대카드에 부합하는 생수는 될 수 없었다"며 "현대카드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통념을 깨뜨리는 도전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현대카드가 디자인을 담당하고 개발은 생수전문업체에 맡길 예정이었다. 그러던 중 중소업체인 로진과 인연이 닿았다. 당시 로진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었다. 경상북도 영주시에 자리 잡은 로진은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생수를 납품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춘 곳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물은 소백산 지하 200m 화강암에서 끌어올린 미네랄 암반수를 원수(原水)로 칼륨,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등 다양한 영양소의 균형을 자랑한다. 하지만 당시 유명 베이커리업체와의 납품 계약이 해지되면서 유통활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현대카드는 로진이 생산하는 제품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디자인과 브랜드 네이밍을 무상 기부키로 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9월 탄생한 '잇 워터'는 현대카드에서 우선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때 또 다른 '상생'의 기회가 왔다. 국내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를 찾고 있었던 이마트가 '잇 워터'의 제품 디자인과 상품성을 높이 평가해 이마트에서 유통하기로 결정한 것. '디자인-개발-유통'으로 이어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다.

'잇 워터'는 현재 이마트와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에서 판매된다. 2월 출시 이후 판매량이 매달 15~20% 증가하며 생수시장의 '이단아'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