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깊은 골 만큼이나 투자자의 한숨도 깊어진다. 3%를 간신히 넘는 은행예금에 돈을 넣자니 물가상승률도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립스틱이 뜨는 것처럼 저금리, 저성장 시기에도 대안상품은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고수익을 얻을 수 있을 만한 틈새 재테크 상품을 알아봤다.
◆ 해외채권형펀드
채권은 금리가 낮을수록 수익이 상승하는 특성상 전세계적으로 저금리와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해외채권형펀드는 증시와 연관이 적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후 2조원의 자금이 해외채권형펀드로 유입됐다.
이윤경 제로인 연구원은 "저금리 고착화와 주식시장 회피 현상으로 하이일드채권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며 "그중 유럽상황이 좋지 않아 글로벌 하이일드채권펀드보다는 미국하이일드채권펀드 쪽으로 관심이 모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크게 해외채권형펀드의 매력은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안정적이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이일드채권의 연초이후 평균수익률은 15%로 국내외채권형펀드 가운데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해외채권형펀드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춰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성향대로 고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변동성이 높은 이머징채권이나 신용도가 낮은 하이일드채권은 수익률이 높다. 안전성을 원한다면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투자하는 채권펀드를 꼽을 수 있다. 또 글로벌채권펀드는 이머징채권과 선진국국채 및 하이일드채권에 분산투자하는 채권펀드다. 고수익과 안전성을 두루 갖춰 상대적으로 중위험 중수익 투자에 속한다.
최근에는 월지급식 해외채권형펀드도 출시됐다. 소비자가 6~7%의 금리를 지정해 이자를 매달 받으며 만기 때 원금과 나머지 이자를 받게 되는 식이다. 물론 수익이 좋지 않을 때는 원금에서 이자 비용이 차감될 수 있다.
채권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이지만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또 해외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율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해외채권형펀드는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환위험을 헤지한다. 환율의 변동이 있더라도 원화환산 수익률을 일정시점의 환율로 고정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해외채권형펀드가 환헤지가 돼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과거의 수익률만 보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과거에 잘나갔던 펀드가 오늘도 잘나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여러 방면으로 예측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
◆ 금 투자
금값은 통상 달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축통화인 달러가 약세일 때는 안전자산인 금값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또 물가가 오를 때 금값도 따라 올라 긴 시간 투자할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도 달러 약세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금은 해봄직한 투자다.
최근 3년간 금값은 꾸준히 상승해왔다. 신한은행이 발표한 국제금가격 추이에 따르면 3년 전인 2010년 11월8일엔 기준 1g당 1389.72달러였다가 올해 11월8일에는 1720.28달러에 거래됐다. 3년 수익률이 23%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지난 9월 발표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금 투자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채권 발행 등으로 달러를 시중에 풀어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부양을 하는 것이다. 달러를 많이 푼다는 얘기는 곧 달러약세를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금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오는 2014년까지 금값이 온스당 24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JP모건체이스는 3년 내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오른다는 전망이 많다고 해서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 다른 상품에 비해 투자가 까다로운 게 금이다. 금값이 오르는 것뿐 아니라 환율도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값에 금을 샀더라도 원화가 약세일 때는 높은 값을 받기 힘들다.
조종익 외환은행 강남역지점 PB팀장은 "금값이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만큼 고위험 상품"이라며 "매수 시점을 개인이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금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금은 신한·우리·국민은행을 통한 '골드뱅킹'과 상장지수펀드(ETF)나 금펀드로 투자할 수 있다. ETF를 통한 금 투자는 펀드보다 환매가 자유로운 점이 장점이다. 이러한 상품들은 배당소득에 대해 모두 15.4%의 세금이 부과된다. 자산가라면 금 실물거래도 방법이다. 증여나 상속을 목적으로 금을 산다면 세금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자산가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단, 실물 금은 구입 시 부가세 10%를 물어야 한다.
◆ 물가연동 국채
물가연동 국채는 원금과 이자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물가가 상승한 만큼 이익을 내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물가상승에 따라 이자뿐 아니라 원금까지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다. 물가상승에 따라 원금이 늘어나고 여기에 이자가 붙기 때문에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수익률 역시 안정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수익률이 결정되는데 물가는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늘어난 원금이 비과세되고, 이자소득만 과세되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8월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따라 2014년 12월31일까지만 비과세가 적용될 방침이어서 가입을 원한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
신동일 국민은행 골드&와이즈 대치동 PB팀장은 "물가가 평균 3.2% 상승하는 것으로 가정했을 때 10년 투자하면 30% 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며 "불황과 물가상승에 대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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