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민준씨(35)는 생전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검진 대상은 몸이 아닌 ‘재정’. 현재 재무상태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현실적인 노후준비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아픈 곳이 없더라도 건강검진을 받듯 현재 불거진 재정적인 문제는 없더라도 노후를 위해 재무상태를 진단하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자산과 부채 현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5년 전 구입한 아파트는 최대 자산이자 최대 부채의 대상. 아파트 구입 비용과 결혼 비용을 아파트 주택담보로 빌렸기 때문이다. 이 비용이 1억8000만원.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수입이 불규칙한 탓에 겨우 이자만 갚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 금융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월 10만원씩 아내와 본인의 명의로 불입하고 있는 연금(현재 440만원)과 CMA(종합자산관리계좌)통장에 넣어둔 비상금 150만원이 전부다.
 
이씨는 “그동안 집이 있다는 생각에 막연히 여유롭게 생각해왔는데 앞으로 정신을 차리고 저축을 늘려야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아무리 바쁘더라도 1년에 1번 이상은 정기적으로 재정진단을 통해 재산의 변동을 체크하기로 했다. ‘너 자신을 알라’ 이는 철학뿐 아니라 노후준비에서도 가장 기본 중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퇴 예산을 잡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순자산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신의 자산과 부채현황부터 명확히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노후준비의 출발점을 보다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고, 체계적으로 노후준비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1년에 한번씩은 자신의 재산목록과 부채현황을 점검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자산상태를 점검해보았더니 나오는 건 한숨뿐이라면? 재무상태가 열악한 사람이라면 더욱 다부진 결심을 하고 가계의 구조조정에 돌입해야 한다.
 
노후준비를 위한 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는 법.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들어오는 수입'을 늘리지 않는다면 방법은 하나다. 새는 돈을 막는 것이다. 재무구조가 열악한 가정에는 가계부가 그러한 절약을 도와주는 유효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의외로 빠듯한 살림살이에서도 솔솔 새어나가는 구멍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렇게 틈새로 빠져나가는 5만원, 10만원씩이라도 줄여 노후준비를 위한 저축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노후준비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우리 가정의 대차대조표 만들기
 
흔히 대차대조표 하면 너무 어렵게만 생각되지만, 가정에서 자산과 부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대차대조표 만들기는 간단하다.
 
백지에 왼쪽과 오른쪽을 양분하는 선을 그은 다음 왼쪽에는 자산현황을 기록하고, 오른쪽에는 부채 내용을 기록한다. 그리고 각 항목을 기록한 아랫부분에 자산 총계를 적어 넣으면 된다. 이러한 재무 진단 표는 6개월에 1번, 혹은 1년에 1번은 점검해 재산이 늘어 가는지 줄어드는지 확인하고, 투자하고 있는 자산이 건전한 상태인지도 점검해보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