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투자가로 꼽히는 워렌버핏은 성공을 위해서는 그만둬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주식투자로 따지자면 적절한 이익실현 시점과 손절매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주가가 오른 시점에 주식을 팔지 못하면 투자자는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주가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주식을 무작정 들고 있는 것은 손실만 키우는 일이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투자자가 실질적인 수익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펀드를 일부라도 환매해야 한다. 반등의 조짐이 없이 부진한 성과를 내는 애물단지 펀드라면 서둘러 정리할 필요가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연구원은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 수익이 난 펀드를 환매하고 손실이 난 펀드는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반대로 손실이 나고 있는 펀드를 성과가 나는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라고 말했다.
◆손실 20% 넘으면 환매 1순위
펀드 환매를 고려하기에 전에 펀드가 잘 운용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을 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펀드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원금 대부분을 까먹은 후라면 환매도 무용지물이다. 펀드의 운용상황 점검은 최소 3개월 한번은 해야 한다.
펀드 환매 여부는 매 3개월마다 수익률과 함께 시장전망 및 상황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펀드의 절대 수익률이다. 가입 후 수익률이 -20~-30%에 머물러 있는 펀드라면 우선 정리대상에 이름을 올릴 필요가 있다. 이 정도의 손실을 내고 있는 경우라면 원금 회복이 사실상 쉽지 않거나 상당히 오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투자 당시 가격이 100만원인 주식이 30% 하락해 70만원으로 떨어진 후 원금을 회복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45% 정도는 올라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무조건 환매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익률 악화가 투자하고 있는 시장이나 지역의 상황이 단기적으로 악화돼 나타나는 현상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입한 펀드가 같은 유형 내에서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미련 없이 청산에 나서는 것이 좋다. 같은 대상에 투자하는 펀드와 비교해 성과가 뒤떨어진다는 것은 펀드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펀드매니저가 교체된 후 성과가 떨어지는 펀드도 환매대상이다.
다음으로는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대상에 대한 전망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입 당시에 비해 악화된 전망은 환매의 조건이 된다.
만약 투자대상에 대한 전망이 틀리지 않았고 가입한 펀드가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환매를 유보한다면 수익률 반등 시 여력을 키우기 위해 적립식 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갈아 탈 펀드, 핵심은 '펀드매니저'
환매 후 갈아탈 펀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펀드매니저의 능력이다. 펀드의 성과에 미치는 펀드매니저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배 연구원은 "펀드는 누가 운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올해의 경우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따라 펀드의 성과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면 장기성과가 뛰어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신생펀드라도 운용 능력이 입증된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것이라면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펀드매니저의 과거 펀드 운용성과는 능력을 가늠해보는 잣대가 된다.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에 있는 통합공시시스템을 이용하면 펀드매니저의 근무경력과 현재 운용펀드 및 과거 3년 운용펀드의 성과 등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자산운용사의 운용 성과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항목이다. 펀드평가사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펀드 유형별, 기간별 자산운용사의 운용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꾸준한 성과도 중요한 기준이다. 6개월 또는 1년 단위의 수익률이 탁월한 펀드보다는 2~3년간 큰 편차 없는 성과를 내고 있는 펀드가 더 우수한 펀드다. 기간별 수익률 편차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이 안정적이란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만약 성과가 비슷한 펀드들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운용 규모가 크고 장기간 운용된 펀드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펀드의 규모가 수익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운용사 입장에서는 규모가 클수록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쓸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자산운용사의 대표펀드도 가입 대상에 포함시킬 만하다. 자산운용사의 간판과 다름없는 대표펀드는 운용사들이 마케팅 차원에서라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펀드매니저와 운용사의 역량, 과거 성과 등을 모두 따져보기 힘든 경우나 어떤 펀드로 갈아타야 할지 막막한 경우라면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인덱스펀드와 ETF는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하고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따른 수익률 편차가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개별 종목 투자에 따른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또 펀드 가입 시에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기존에 보유한 펀드들과 다른 유형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 수익률이 저조할 때뿐 아니라 가입 후 목표수익률을 넘어선 경우에도 목표 초과분을 일부 환매해 다른 펀드에 집어넣거나 예금 또는 채권 등 확정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옮겨두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펀드투자 방법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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