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정절벽 및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불확실성은 단기에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의 답답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식시장은 기술적인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완만한 조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정국면이 길게는 6개월까지 계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쉽지 않아 보이는데다 유럽도 연말과 연초 결산기를 전후로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며 "코스피는 3~6개월가량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돌파해나갈 키워드로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 이익성장, 불황 수혜주 등을 제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 P3 셀라인
사진 제공_LG디스플레이
◆美 연말 쇼핑 수혜주 주목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이다. 미국은 추수감사절(11월 4째주 목요일)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시작으로 연간 최대 쇼핑시즌이 연말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에 미국 연간 소비의 20%가량이 집중된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휴가를 내면서까지 쇼핑에 나서기 때문에 상점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 특가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쇼핑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전미소매연합회(National Retail Federation)에 따르면 올 연말 쇼핑시즌 예상 매출은 전년대비 4.1% 증가한 5861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직전 글로벌 경기호조세가 지속됐던 2007년 52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여년간 월별 소비심리와 고용지표를 평균하면 쇼핑시즌 중 개선되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연말 호전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국내 상승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블랙 프라이데이의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IT와 의류주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IT기업 중에서는 갤럭시 시리즈와 윈도우8을 탑재한 컨버터블PC 아티브(ATIV) 라인업을 포함한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PC 등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주목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제품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연말 쇼핑시즌 큰 폭의 수혜가 예상된다.
더욱이 연말 쇼핑시즌을 넘어 내년에도 글로벌 스마트기기시장에서 독주를 계속할 것이란 점에서 놓쳐서는 안 될 종목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모바일기기 판매량은 4억2000만대로 추정되는데 이는 1년 내내 1초도 쉬지 않고 초당 13.5대가 판매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년 예상판매량은 4억8000만대로 노키아가 세웠던 역사적 고점을 새로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세트에서의 성공은 고스란히 부품사업에서의 시너지로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의 질주를 견제할 만한 업체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 LG전자도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LG전자는 고사양을 갖춘 옵티머스G·뷰2 등의 판매호조로 2위권 업체(2nd tier) 내에서 타 업체와의 차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은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뛰어난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것으로 평가되며 쇼핑에 나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끄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주요 스마트기기 제조사에 반도체를 납품하고 있는 SK하이닉스, LG전자와 애플에 납품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관심을 가져야할 IT기업이다.
의류업체 중에서는 영원무역, 한세실업, 휠라코리아가 챙겨야 할 종목이다.
영원무역은 나이키와 노스페이스 등 해외 메이저 거래선에 납품을 하고 있으며 한세실업은 GAP·ZARA·H&M 등 주요 SPA(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에 납품을 하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을 소유하고 있는 아큐시네트발 모멘텀이 기대된다.
◆불안할 때는 실적부터 챙겨야
국내 증시를 둘러싼 거시적 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기업의 실적 성장도 관심을 높여야 할 변수다.
김승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살 종목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피해 있을 곳이 없어 보이는 장세지만 답은 이익성장성에 있다"며 "올해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분기 순이익이 3·4분기에는 비교적 큰 폭으로 플러스 전환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도 이익성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핵심 사업인 2차전지 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익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유철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소형전지에 집중하면서 이익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갤럭시노트2가 각형 배터리 성장세를 견인하는 가운데 윈도우8 기반의 PC 및 태블릿PC 출시가 이어지고 있어 폴리머배터리 역시 꾸준히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도 관심을 높여야 할 종목으로 꼽힌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나타날 LTE 효과와 이익 증가율에 주목해야 한다"며 "SK텔레콤은 1인당 평균 매출(ARPU) 및 연결 자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올해 1조5000억원 수준에서 1조9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3분기에는 ARPU 증가율이 낮았지만 LTE시장에서 명성에 걸맞는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LTE 가입자 비중이 25%를 넘어서는 4분기부터는 ARPU 상승추세가 좀 더 의미 있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도 앞으로 1년여간 뚜렷한 실적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는 인원 감소에 따른 비용 증가 둔화와 리니지 부문 유료화 효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21.1% 증가한 1119억원을 기록하면서 강한 실적 모멘텀이 나타날 것"이라며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 증가세는 내년 3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의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불황이 성장의 기회가 되는 종목도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 중저가 화장품 판매업체 에이블씨엔씨와 홈쇼핑업체인 CJ오쇼핑, 모바일게임업체 위메이드 등이 불황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체로 거론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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