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와 밋 롬니의 격돌은 오바마의 승리로 끝났다. '오바마케어'로 대변되는 오바마의 건강보험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의료장비업종의 주가가 요동쳤다. 반면 롬니 수혜주로 분류됐던 종목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관심은 기계장비업종에 쏠렸다. 오바마와 롬니가 모두 미국 내 제조업 경기부양을 공약으로 정했다. 누가 당선돼도 오를 수밖에 없는 주식이었다. 당연한 수순으로 기계장비 수요 증가 전망이 나오며 관련종목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굳이 한쪽의 수혜주를 선택하기 보다는 공동의 수혜주를 골라 투자한 투자자들이 수익을 냈다.


대선을 앞두고 여전히 '삼파전'이 진행되고 있는 국내 증시에서 손꼽히는 공동 수혜주는 바로 유틸리티업종 주식이다. 가스 및 전력 등 필수 사회간접자본에 관련된 유틸리티주식은 그간 저평가됐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대선 이후 에너지정책 수정이 전망돼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데다 에너지 생산단가도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틸리티주, 왜 공동 수혜주인가

유력 대선 후보 3인(박근혜, 문재인, 안철수)의 에너지관련 공약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공존한다. 가장 큰 쟁점인 원전건설에 대해서는 공약이 엇갈린다. 박 후보는 심사숙고 한 후 증설이나 가동연장 여부는 차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문 후보나 안 후보는 반대 입장이다. 문 후보는 건설 중인 원전을 제외한 모든 원전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안 후보 역시 신규건설에 반대하고 종전 원전에 유럽 수준의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한다. 다만 시기나 추진 속도에 대해서는 의견에 다소 차이가 있다. 박 후보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최대한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나 목표는 밝히지 않고 있다. 문 후보는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로 늘리고 새만금을 대표 신재생에너지단지로 육성한다는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안 후보도 오는 2030년 30%의 발전비중을 목표로 내세웠다. 2017년까지 6% 달성이 우선 목표다.

전기료에 대해서는 세 후보가 모두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용 전기료가 상대적으로 너무 낮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며 전기료를 인상하되 산업용 전기료 인상 폭을 키워 서민층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황창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상의 공약이 100%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에너지관련 정책이 변화될 것에 대해서는 강한 확신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원전을 타 발전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은 그만큼의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추가로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며 "이미 후보들이 전기요금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인상요인 발생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신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는 하향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지만 ▲전력계획에서 원전 비중이 줄고 천연가스 및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늘어난다 ▲중장기 가스이용량 전망치는 상향되고 셰일가스 수입과 광구투자가 확대된다 ▲전기요금은 산업용 전기요금 위주로 현실화된다(오른다)는 정책 변화는 정권 교체와 함께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전단가 하향안정화 큰 변수

국내 전력소비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전력소비 증가세가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산업생산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경우 전력소비 증가세는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전망하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 전망은 각각 2.4%, 3.2% 수준이다. 올 상반기 전력소비 증가는 2.7% 수준으로 지난 2010년께 10%대 증가에 비하면 이미 크게 둔화돼 있다. 내년 전력소비 증가율도 대략 가늠이 가능하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전력소비 증가세를 감안할 때 내년 역시 3% 내외의 제한적 수준의 전력소비 증가가 예상 된다"며 "이는 전력산업 펀더멘털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력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가동 원전은 늘어날 전망이다. 2000년대 초반 건설되기 시작한 원전 5기가량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고가의 화력발전이 줄어들면서 전력 생산비용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전기료 인상이 가시적인 상황에서 전력 생산비용이 줄면서 관련 유틸리티기업들의 수익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꼬회관에서 열린 18대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환경/에너지 정책 초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측 안병옥 환경에너지포럼 대표, 문재인 민주총합당 대선후보 측 김좌관 시민포럼공동대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측 윤성규 지속가능국가추진단장.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 수혜주 주목해야

우호적 환경변화 속에서 유틸리티업종 내 주요 종목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국내 가스수요 증가와 셰일가스 개발 추진 확대 등은 한국가스공사에 적잖은 수혜를 안길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온실가스 감축이 가속화될 경우 천연가스 소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공기업 재무구조 건전화를 추진하는 만큼 미수금 유동화 등 정부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 시행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전력 역시 전기요금 현실화 추진과 LNG 발전비용 하락 등에 힘입어 점차 수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KPS는 발전설비용량이 기존 계획대비 빠르게 늘어나고 수익성에 민감한 민자발전사 증가로 인해 국내 발전소 수주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에스이가 수혜주로 꼽힌다. 경남 진주-사천지역 도시가스 공급자인 지에스이는 최근 지역 사업장을 중심으로 도시가스 공급을 늘리고 있으며 공급 지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