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 3년간 국민연금공단에서 이룬 성과를 한마디로 압축한 표현이다. 내부 소통과 합리적인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전 이사장이 이제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그런 그가 최근 또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1988년 국민연금공단 설립 이래 사실상 첫 연임에 도전하고 있는 것.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 관할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사실상 전 이사장에 대해 연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전 이사장의 임기만료 기간은 12월3일이다. 통상 CEO를 바꾸려면 이미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됐어야 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아직까지 별도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정부부처가 별도로 공공기간 후임을 뽑지 않으면 현 CEO가 자동으로 맡게 된다. 임기기간은 1년이며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1년씩 추가로 임기가 연장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전 이사장의 경우 후임이 결정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1년간 임기가 늘어나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전 이사장의 연임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는 지난 3년간 그의 성과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전 이사장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것 같다"면서 "늦어도 11월 말에는 이사장 연임 여부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_머니투데이 유동일 기자
◆글로벌시장 개척으로 국민연금 위상 드높여
국민연금의 이미지는 최근 3년간 글로벌 기관이라는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과거 고객이 낸 보험료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이율이 낮은 채권투자에 주력했지만, 2009년부터 전 이사장의 리더십을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 역할로 선회한 덕이다.
눈에 띄는 것은 2008년 촉발된 금융위기를 역발상 투자기회로 활용한 일이다. 전 이사장은 2009년 부동산 가격조정이 상대적으로 컸던 런던을 시작으로 시드니, 베를린, 파리 등 선진국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 빌딩 등을 저가로 매수했다. 이곳은 현재 우수한 임대경쟁력에 따른 임대수입뿐 아니라 자산가치 상승 등으로 자본이득까지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 우량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해외 대체투자에서는 HSBC빌딩과 '컬러니얼 파이프라인'(Colonial pipeline) 등 1조원대 대형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그 결과 자산운용 기금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연기금은 2008년 235조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 9월 말 현재 386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3년여 만에 무려 100조원 이상 급증한 셈이다. 또 국민연금은 일본(GPIF), 노르웨이(GPF-G), 네덜란드(ABP)에 이어 세계연기금 4대 기금으로 우뚝섰다.
전 이사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남은 기간 동안 세계 3대 기금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가입자 2000만명, 연금수급자 330만명 시대를 맞았다. 이중 임의가입자의 경우 최근 3년간 20만명 이상 늘어나 국민연금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전 이사장의 목표는 내년까지 기금을 400조원으로 늘리는 일이다. 만약 이렇게 되면 세계 3대 연기금 진입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투자기금의 큰손으로서의 위상도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전광우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양적변화뿐만 아니라 서비스품질 향상과 복지서비스 확대 등 질적인 변화로 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면서 "앞으로 지금과 같은 흐름을 통해 고객들이 더 많이 가입하고 투자수익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그렇다고 언제나 장밋빛 전망만 할 수는 없다. 특히 일각에서는 2060년 국민연금 고갈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전 이사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늘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 기금을 늘릴 수 있어서다.
국민연금의 기본적인 역할도 잊지 않는다. 국민에 대한 노후설계 컨설팅, 장애인 복지서비스 확대 등을 강화해 고령화 사회의 튼튼한 사회안전망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다.
◆'3S' 소통 프로그램 공감·가치공유 강화
이처럼 전광우 이사장이 단기간에 국민연금공단을 국제적 브랜드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그를 믿고 따라와 준 임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은 국민이 낸 자금을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투자운용이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 이사장은 취임 초기만 해도 직원들의 마인드를 바꾸는데 초점을 둬야 했다. 이른바 '3S' 전략을 통해 직원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S는 스킨십(skinship)과 감성(sensitivity), 특별한 의미(special significance)를 가리킨다. 예컨대 업무보고를 받을 때 직원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듣기보다는 티타임 형식으로 전환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4급 이하 직원은 간담회와 거리캠페인 참여, 칭찬직원 선정 등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장경영도 빼놓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에만 총 29회에 걸쳐 현장경영을 실시했으며 이 내용은 모두 사내게시판에 적어 전직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의 건의사항은 모두 검토해 이중 57%를 개선했으며 일부는 현재 검토단계에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공단 취임 초기에만 해도 낙하산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 3년간 리더십과 개인 능력으로 이를 극복한 것 같다"면서 "임기가 연장된다면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국민연금공단 기금을 어떻게 운용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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