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습니다.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겠다며 호들갑을 떨었던 정치인들이 이에 반발해 버스업계가 파업한다니까 수습하려고 궁색한 변명 늘어놓는 것 보면 대한민국 정치 아직 멀었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발의한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11월21일 통과되면서 전국 버스업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버스업계는 택시가 대중교통에 편입될 경우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택시를 감축하는 해법을 도입하지 않고 예산지원이라는 편법을 택한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택시업계 표심을 노리며 택시 대중교통화를 위한 개정안을 국회 법사위에서 통과시키자마자 버스업계가 곧바로 무기한 버스 파업을 선언, 대중교통에 의지하고 있는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무기한 중단될 것 같았던 버스 운행이 파업 결의 하루만에 정상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위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게 만든 정치권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버스 파업 결의' 사태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정치권이 28만여명에 이르는 택시 종사자들의 표심을 노린 '전략적 꼼수'에서 비롯된 후폭풍이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권력을 잡기 위해 몰지각한 국회의원 몇명이 여론 수렴없이 특정 이익단체를 대상으로 무리한 법안 통과라는 강수를 보인데 대한 또 다른 단체의 거센 저항이 민생을 혼란하게 만든 셈이다.

개정안을 통과시킨 국회 법사위는 국민들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을 위한 법률(일명 택시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에 반발하는 버스업계 파업에 대책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점만 봐도 안일한 정치권이 얼마나 '무개념 행보'를 하는지 알 수 있다.


버스업계가 '무기한 파업'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자 해당 정치인들의 옹색한 '달래기 행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만 자아내게 하고 있다. 택시법을 통과시킨 국토해양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하나같이 택시의 대중교통화에 대한 확고한 명분은 뒤로 한 채 성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변명만 늘어놓기 바빴다. 이들은 택시종사자들의 월 소득이 최저임금 수준을 밑돌고 있어 가계를 이끌어갈 수 없다고 법안 개정 취지를 밝히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기도 했다.

정작 택시 종사자들은 택시업계가 최저임금에 시달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휘발유 값에 육박하는 LPG 가격을 지목했다. 따라서 LPG값 인하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에서 현실을 외면한 정치권의 택시법 운운은 결국 표를 의식해 급조한 막가파식 행보라는 해석이다.

중국 송나라 시대 유학자 주자(朱子)가 집필한 <전당서>(全唐書) '설시'(舌詩)편에 보면 '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 폐구심장설 안신처처뢰'(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閉口深藏舌 安身處處牢)라는 말이 나온다. 직역하면 '입은 곧 재앙의 문이며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이니 입을 굳게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자신이 처신하는 곳마다 몸이 평온할 것'이라는 뜻이다.

정권욕에 사로잡힌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의 새털보다 가벼운 입은 자칫 국민과 국가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으니 세치 혀로 표심을 자극해 민생을 흔드는 위정자들을 경계하라는 성현의 옛 말씀이 새삼스럽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