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백성의 피와 고통 속에 만들어진다. 만리장성을 쌓는 데 수십만명의 노예가 동원됐다. 피라미드, 파르테논신전, 병마용도 백성의 원성 속에서 만들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유명한 삼협댐(싼샤따빠)도 마찬가지다.
 
싼샤댐은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남쪽으로 2시간 남짓 날아가 후베이성 이창시의 이창싼샤공항에서 내린 뒤, 자동차로 갈아타고 서북쪽으로 1시간30분 정도 달리면 갈 수 있다. 샤(쌴)란 이창에서 충칭까지 이어지는 시링샤-우샤-추이탕샤의 창장(長江) 193km 구간을 가리킨다. 싼샤댐은 이창에서 시링샤를 거슬러 올라 40km쯤 되는 곳의 중바오다오에 만들어졌다. 중바오다오의 왼쪽이 댐이고 오른쪽은 대형 화물선과 여객선이 오갈 수 있는 큰 수문이 있다.
 

샨샤댐 발전소
 
◆세계 최대 규모·공사비 자랑
싼샤댐은 1994년 12월14일 공사를 시작해 12년만인 2006년 5월20일 완공됐다. 2003년부터 담수를 시작해 135m까지 올라오면서 발전이 일부 시작됐고, 2010년 10월에 최대수위인 175m에 달했다.
 
쌴샤댐은 세계 최대라는 기록을 많이 갖고 있다. 우선 길이 2309m, 높이 185m(60층), 폭 22.6m의 댐을 건설하기 위해 콘크리트가 2807만㎥나 투입됐다. 물이 만수위인 175m까지 찼을 때 댐에 미치는 압력은 2000만톤에 이른다. 싼샤댐은 이집트 피라미드 5개를 합한 4000만톤의 압력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홍수 때 1초에 방류할 수 있는 수량이 10만㎥로 역시 세계 최대다. 수력발전 터빈은 대당 70만㎾짜리 32대(댐 왼쪽에 14대, 오른쪽에 12대, 지하에 6대)와 5만㎾짜리 전원발전기 2대 등 모두 2250만㎾로 현재까지 최대다. 댐 상류와 하류의 수위차(최대 113m)를 5단계로 연결하는 수문도크, 수몰지역 이주민 130만명, 수몰지역 1084㎢(서울 605㎢의 1.8배)로 최대다.
 
총공사비 2090억위안(37조6200억원)도 최대수준이다. 수몰지역 주민 130만명을 이주시키고 댐을 만드는데 1730억위안을 썼고,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데 360억위안을 투자했다. 엄청난 돈이지만 당초 예상했던 금액보다 538억위안(9조680억원)이 절감된 규모다.

엄청난 건설비용과 수많은 문화재의 수몰 및 주민 이주 등으로 싼샤댐 건설은 많은 논란을 빚었다. 삼민주의로 유명한 쑨원(孫文)이 1919년에 처음으로 싼샤에 댐을 건설하는 아이디어를 낸 뒤 1992년 4월3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표결에 붙여져 최종적으로 확정할 때까지 73년이나 걸렸다. 당시 표결에서 찬성 1767표, 반대 177표, 기권 664표, 미의사표시 25표 등으로 찬성률이 67.1%에 불과했다. 중국에서 반대(기권포함)가 32.9%나 됐다는 게 놀랍다.


삼국시대 촉한의 유비가 관우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오(吳)를 공격한 이릉전투(夷陵之戰)에서 대패한 뒤 쫓겨 죽음을 맞이했던 바이띠청(白帝城)을 비롯한 수많은 문화재가 물에 잠긴 것도 반대 이유였다. 바이띠청은 이전에 걸어서 갈 수 있었지만 주변이 수몰되면서 섬이 돼 배를 타고서야 갈 수 있게 됐다. <리사오>(離騷), <자오훈>(招魂) 등으로 유명한 비운의 시인 겸 정치가 취위앤(屈原)의 고향인 즈꾸이현도 없어졌다. 



샨사댐 상류쪽, 아래쪽(위부터)
 
◆싼샤댐 경제적 가치 '어마어마'
역사 유적의 수몰과 대량 이주, 그리고 엄청난 건설비용 등을 이유로 전국인민대표의 32.9%가 반대(기권 포함)한 싼샤댐의 경제적 효용은 얼마나 될까.
 
우선 수력전력부터 보자. 발전을 시작한 때부터 매년 발전량은 882억㎾. 1㎾당 가격이 0.25위안인 것을 감안할 때 매년 발전수익은 220억위안(3조9600억원)에 이른다. 앞으로 1~2년이 지나면 발전소 건설비용(360억위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를 통한 운수효율도 크게 높아졌다. 싼샤댐 건설 전에 1.5톤이었던 배의 최대크기는 댐 건설 뒤에 6~7톤으로 4배 이상 증대됐다. 연간 해운능력도 1000만톤에서 5000만톤으로 증가했다. 구체적인 집계 수치가 공표되지는 않았지만 종합 물류비용이 3분의 1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도 홍수방지의 간접적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2010년 한해 동안 싼샤댐의 홍수 방지 덕분에 얻은 직접적 경제이익이 266억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1998년에 밀어닥쳤던 창장 유역 대홍수로 1660억위안의 손실을 입었던 것을 감안할 때 싼샤댐에 들어간 비용은 이미 뽑았다는 계산도 나온다.
 
게다가 세계 최대인 싼샤댐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국내외 여행객도 엄청나다. 항공기로 이창까지 와서 배로 갈아타고 2박3일 동안 충칭까지 이어지는 시링샤-우샤-추이샤의 절경을 즐긴 뒤 항공기로 돌아가는 여행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싼샤댐과 관련해 한국은 기분 좋지 않은 에피소드가 있다. 수력발전용 터빈이 국제입찰에 붙여졌을 때 한국중공업도 응찰했다. 하지만 중국은 표준 터빈용량을 70만㎾를 적용했다. 60만㎾를 생산하던 한국중공업은 자격미비로 탈락됐다.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과 함께 70만㎾로 제한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미쓰비시중공업이 낙찰받은 것은 물론이다.

싼샤댐의 하류쪽 38km 지점에 있는 꺼저우(葛州)댐도 인상적이다. 꺼저우댐은 1970년 12월26일에 착공돼 1989년에 완공됐다. 이 댐은 싼샤댐을 건설하기 위한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한 예비 댐이면서 싼샤댐에서 물을 가두면 창장의 수량이 줄어들어 선박 이동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해 수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등 다목적 댐이다.

싼샤댐의 수명은 150년 정도 된다고 한다. 130만명이 강제로 정든 고향을 떠나고, 수많은 역사 유적이 수몰되는 고통 속에서 만들어진 싼샤댐은 이제 하나의 역사가 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