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고질적인 리베이트 관행이 접대비 현황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최근 한국조세연구원이 국세청과 한국신용평가 자료 등을 활용해 분석한 ‘접대비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매출액 대비 접대비 사용이 가장 많은 업종은 제약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세법은 접대비 사용액 가운데 세법상 지출 개념인 손금으로 산입할 수 있는 매출액 비율 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 한도를 넘어서 접대비를 사용하는 기업은 제약업체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비율 한도는 100억원 미만은 0.2%, 100억~500억원은 0.1%, 500억원 초과는 0.03%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체들이 한도 이상으로 접대비를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는 리베이트 관행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변한다”며 “제약업체들의 이 같은 관행은 의약품 가격의 상승 등을 부추기고 있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이후 6년간 접대비 한도 초과 상위 10개 기업 60곳 가운데 49곳이 제약업체였다. 2007년에는 접대비 한도 초과 기업 10곳이 모두 제약업체인 것으로 파악됐다.


2011년 기준 접대비 한도초과율 10대 기업 가운데는 제약사만 6곳이 포함됐다. 특히 A제약사의 한도 초과율은 98.5%에 달했다. 6개 제약사의 평균 한도 초과율은 96.9%였다.

또한 최근 국회가 국세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최근 5년간 기업 전체 법인카드 사용액 중 호화 유흥업소 사용실적’을 살펴보면 2011년에는 총 1조원이 넘는 금액이 호화유흥업소에서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07년 1조5904억원, 2008년 1조5282억원, 2009년 1조4062억원, 2010년 1조5335억원, 2011년 1조4137억원으로 최근 5년간 매년 1조4000억~1조500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인카드 사용액 중에는 룸살롱이 9237억원으로 가장 높은 결제액을 보였다. 이어 단란주점 2331억원, 극장식 식당 1624억원, 나이트(카바레) 507억원, 요정 438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2011년 기업당 평균 접대비는 4억95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손원익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간접적이지만 기업의 접대비 지출과 지하경제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기업의 접대행위가 과도할 경우 유흥산업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하게 돼 생산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손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이외에도 접대행위는 공정거래 저해, 사회적 도덕 수준의 저하, 성매매 등 각종 사회문제를 유발할 소지가 있다”며 “기업들은 접대비를 지출로 잡을 수 있는 손금 산입 한도를 올려주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접대비 지출이 유발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이런 요구를 받아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