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대 초반의 한 남성이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중요한 자격 시험을 앞두고 있다며 빠른 치료를 요청했던 그는 다름아닌 바리스타를 준비하는 남성이었다.
매일 원두를 내리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포터필터를 돌려 끼우는 것은 기본이고 라떼아트를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세심한 손길로 컵에 우유를 붓다 보니 손목에 심각한 통증이 나타난 것이다. 바리스타 학원에서 함께 수업을 듣고 있는 수강생들도 기본적으로 손목통증을 달고 산다고 한다.


요즘들어 트렌드를 반영한 직업에 도전하기 위해 부단한 연습을 하다가 신체에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바리스타, 제빵사, 포토그래퍼 등에 도전했다가 자격증이 아닌 병을 얻어 돌아온 것.

손목과, 어깨, 허리 등을 자주 사용하다보니  이 부분에 부담이 가해지고 결국 병원을 찾아야만 하는 질환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원하는 분야에 도전하더라도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지식을 갖고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바리스타·파티쉐, 손목터널증후군 '조심'


이젠 집에서도 커피를 직접 내리고 다양한 커피 맛을 평가하는 '커피 마니아' 층이 두터워졌다.

일상에서 커피 맛을 즐기는 '애호가'에서 더 나아가 전문적인 취미를 갖기 위해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하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커피와 어울리는 빵, 쿠키, 초콜릿 등 제과제빵 기술을 획득해 '수제' 열풍의 중심에 서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커피 만들기, 제과제빵과 같은 취미를 즐기거나 관련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다 보면 반복된 동작으로 인해 손목은 쉴 틈 없이 바빠진다.

실제로 커피 위의 예술이라 불리는 라떼아트를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한번이 아닌 여러번의 연습이 필요하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커피를 분쇄해주는 커피그라인더의 손잡이를 돌리거나 스팀피처에 담긴 우유를 커피 위에 붓는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손목에 무리가 가는 건 시간 문제다.

제과제빵의 경우에도 손목에 가해지는 무게를 피할 수 없다. 재료를 섞어 반죽을 만들고 오븐에 굽기 위해 옮기고 꺼내는 등의 동작을 계속적으로 행해야 하기 때문.

손목을 자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장기간 지속되면 손 근육 힘줄에 피로가 누적돼 붓게 되고 힘줄과 함께 손목 터널을 지나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목터널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 초기에는 손과 손목에 저림 증상이나 통증이 발생한다. 그러다가 점차 손목 근력이 떨어져 물건을 집을 때 자꾸 떨어뜨리게 되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 치료지만, 시기를 놓쳐 통증과 손저림 증상이 심해지게 되면 손목 터널 중 인대가 누르고 있는 부위를 작게 절개해 신경을 압박하는 부분을 끊어주는 손목인대절개술을 받는 것이 좋다.


◆포토그래퍼, 허리디스크·근막통증후군 '의심'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해 개인 블로그나 SNS 등에 올리는 게 현대인의 일상이 돼버렸을 정도로 프로든 아마추어든 너도 나도 '포토그래퍼'를 자처하는 시대다.

DSLR 카메라나 렌즈, 삼각대, 스피드라이트 등의 다양한 카메라 장비들을 어깨에 짊어지고 출사를 나서는 등 전문성에 욕심을 내는 일반인들도 적지 않다. 촬영 후에는 장시간의 보정 작업에 몰두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거운 장비들을 어깨에 장시간 메게 될 경우 어깨와 목에 통증을 느끼게되기 쉽다. 또한 장시간 앉아 사진 보정을 하다 보면 자세가 흐트러져 잘못된 자세를 취하기 쉽고, 결국 허리에 무리가 가해져 허리디스크를 앓게 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디스크 주변에 약물을 투여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인 주사치료법으로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무거운 카메라 장비들을 어깨에 메게 될 경우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되며 영양분·산소 부족으로 발생하는 '근막통증후군'까지 겪을 수 있다.

근막통증후군은 처음에는 어깨가 결리는 정도로 시작돼 심해지면 통증 부위가 화끈거리게 되고 누르면 비명을 지를 정도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따른다. 증상이 심해지면 원인이 되는 통증유발점을 찾아 제거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근막통증후군과 허리디스크의 경우 잘못된 자세가 계속되면 재발 위험이 높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거나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만큼 멋진 일은 없다. 하지만 가장 경계해야 하는 때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했을 때다. 실력 향상에 대한 열정 때문에 자칫 우리 신체가 겪고 있는 통증을 간과하게 되기 때문.

실제 이러한 고통을 전문가가 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일종의 통과의례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이들이 대다수다.

그러나 어떠한 질병이든지 발병 초기에는 간단한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지만 질환을 방치했을 때에는 수술을 피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되기 쉽다.

몸에 이상이 느껴진다 싶으면 우선 휴식부터 취할 것, 그리고 증상이 심각할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알맞은 치료를 받을 것을 당부 또 당부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