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탐구정신을 가진 엔지니어라면 왜 거기서 왼나사가 쓰였을까 혹은 그 옛날 잘못 정해진 규칙이 관례처럼 내려와 그렇게 된 건 아닌지 심각한 고민에 빠질지도 모른다.
'아는 게 병인 것'처럼 엔지니어의 고민은 선행지식 때문에 발생한다. 움직이는 기계장치를 결합하는데 사용된 체결요소(볼트나 너트)가 나사 종류라면 작동 중 진동이나 마찰로 풀리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그곳이 특히 회전부위일 경우 단순히 나사산 방향을 결정하는 것만으로도 풀림을 방지할 수 있다. 회전방향으로 잠기도록 나사선을 깎으면 되는 것이다. 즉 회전방향이 오른쪽인 곳에는 오른나사를 왼쪽인 곳에는 왼나사를 사용하면 그만이다.
국제표준이 이렇게 결정된 데는 또 다른 과학적 이유가 있다. 바텀브래킷의 회전축인 크랭크축은 좌측과 우측이 번갈아 아래쪽으로 눌리며 회전하고, 이에 따라 회전축은 수평을 유지하지 못한 채 원뿔을 그리며 세차운동(precession)을 하게 된다. 이때 BB쉘(바텀브래킷을 넣어 결합하는 프레임 부위)과 베어링컵 사이에는 미세한 틈이 발생하고 그 틈은 크랭크축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베어링컵이 크랭크축의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그 회전력은 베어링의 마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따라서 자전거 페달을 구를 때 바텀브래킷이 풀리지 않도록 하려면 페달을 돌리는 반대방향으로 나사산이 형성된 베어링컵을 사용해야 한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