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직장에서 여성이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기업의 별이라고 불리는 임원에 오른 여성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는데, 과연 사실일까.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공공기관 임직원 여성 현황’에 따르면 국내 288개 공공기관 전체 임원 2990명 중 여성 임원은 8.8%인 263명에 불과하며, 이 중 상임이사는 단 7명으로 전체의 0.2%에 그쳤다. 사기업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례로 시중 4대 은행에서 여성 임원은 전무하다.
이런 현실을 흔히 ‘유리천장’이라고 빗대어 말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 걸까. 학력, 업무능력, 체력 등에서 남성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거나 되레 능가하는 여성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계점 이상으로는 진급이 적체되는 이 ‘불편한 현실’을 타파할 비책은 과연 없는 걸까. 2004년 ‘쉬보스’라는 컨설팅 회사를 세워 기업이나 공직의 여성리더를 대상으로 전문 코치 서비스를 제공한 마리온 크나츠라면 그 답을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능력있으면 성공하는 줄 알았다>는 회사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29가지 여자의 생존법칙을 전한다.

마리온 크나츠는 함부르크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대기업에 입사해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회사 선배들이 가르쳐주지 않는 보이지 않는 직장생활의 룰을 이야기하는 그만의 방식은 친절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그는 남자들이 이 세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작한다. 나라마다 조금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기본적인 분위기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유리천장’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낸 비공식적인 규칙을 명료하게 제시한다. 바로 커뮤니케이션 차이다.


책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 남녀의 커뮤니케이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드러낸다. 여성이 미처 생각지 못하는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때문에 경쟁에서 얼마나 큰 손해를 보는지 가차 없이 지적한다. 남성의 커뮤니케이션을 잘 연구해 보면 파워 게임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성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남녀의 의사소통은 다르다. 남자가 계급구조에 맞춘 수직적 의사소통을 하는 반면에 여자는 네트워크에 맞춘 수평적 의사소통을 한다. 어느 방식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 조직의 상위 관리직이 남자 중심이므로 조직의 의사소통은 철저히 남자의 방식이다. 입사 전과 후의 여자의 위상이 달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교에서는 성적순대로 공평하게 평가하지만 조직에서의 평가는 철저히 남자가 기준이다. 수많은 ‘알파걸’들이 좌절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자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해야 하며 훈련을 통해 남자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배워야 한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배우면 조직에서 ‘새롭게’ 인정받는 것이 가능하다. 거부감을 버리고 게임을 배운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본래 자신의 모습과 조직에서 게임 참가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구분하는 것이다. 게임 중에 받는 수많은 견제와 어려움을 인격적 모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중요 포인트. 조직생활은 마라톤이며, 마라토너에게 필요한 것은 끈기와 근성이라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마리온 크나츠 지음 | 새로운현재 펴냄 / 1만1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