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가 5일(현지시간)부터 현재 징수되고 있는 6%의 토빈세를 채권에 한해 폐지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귀도 만테라(Guido Mantega) 브라질 재무 장관은 4일(현지시간) 해외에서 유입되는 단기채권 투자 자금에 부과하는 IOF tax(Tax on Financial Operations) 폐지를 발표했다.


속칭 토빈세로 불리는 'IOF tax'는 5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폐지됐다. 다만 파생상품에 대해서는 유지키로 했다.

이로 인해 브라질 채권 투자 시 수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풀이된다. 헤알화에 대한 환율을 감안해야겠지만 분명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 브라질은 왜 토빈세를 폐지했을까


토빈세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예일대학교의 제임스 토빈(James Tobin)이 1978년에 주장한 이론이다.

외환·채권·파생상품·재정거래(arbitrage)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국제 투기자본(핫머니)의 급격한 자금유출입으로 각국의 통화가 급등락해 통화위기가 촉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방안이다.

브라질은 지난 2009년 10월20일 토빈세를 신설해 2%의 세금을 매겼으며 이후 2010년에 두번에 걸쳐 2%포인트씩 인상, 최종적으로 6%의 토빈세를 매겼다.

이번에 브라질 정부가 토빈세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미국의 출구전략이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의 축소가 외국인 투자자금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과 경상적자 규모 확대 및 미국의 통화완화정책 축소 가능성으로 인해 헤알화의 가파라진 절하 분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통해 헤알화의 추가 절하를 막고 향후 상황에 따라 절상으로 방향이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토빈세 폐지,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브라질 정부의 토빈세 폐지는 결국 브라질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수익률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 글로벌팀장은 "토빈세 폐지에 따라 이론적으로는 6%의 시중금리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시장의 심리적 반응 및 향후 채권투자 유입 규모의 변화 정도에 따라 시중금리 변동폭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토빈세 폐지로 브라질로의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브라질로의 포트폴리오 투자수지는 토빈세 적용 시작 이후 630억달러(2010년) → 353억달러(2011년) → 88억달러(2012년)로 크게 감소해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인해 글로벌 자금들이 다시 몰려들며 브라질채권시장에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라 자본수지 흑자 규모의 확대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에 일단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 브라질, 여전히 투자할 만할까

일단 토빈세 폐지를 통해 자본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렇다면 산업 전반적으로 봤을때 브라질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선택일까.

사실 최근 브라질 경제에 대한 전망을 보면 대체적으로 우울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3.1%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했으나 이코노미스트들은 2.93%로 전망치를 낮췄다. 인플레이션 또한 지난 4월 목표범위인 6.5%를 가까스로 채운 6.49%에 머무르는 등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더불어 신용확대로 인한 가계부채의 증가와 상품(Commodity)가격의 하락세, 제조업의 낮은 수출 비중 등 부정적 요인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민경섭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브라질 경제가 당장은 어려울지 모르나 아직은 충분한 성장잠재력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민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잠재력이 있어 보이는 첫번째 이유는 정부의 강하고 적극적인 대응이다. 현재 최대 이슈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자 지난 5월29일 기준금리를 8%로 0.5%포인트 인상했고 상황에 따라 연내에 0.5%포인트 추가 인상도 전망된다.

이번에 토빈세 폐지 같은 발빠른 정책도 시행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외환시장의 개입을 통해 급격한 헤알화의 절하도 저지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긍정적인 요소라는 설명이다.

민 애널리스트는 두번째 이유로 브라질의 펀더멘탈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경쟁국인 중국이나 인도보다 개인소득이 높으며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35%(2012년 기준)로 낮은 상황이다. 외환보유고도 3787억달러로 세계 6위 규모이며 지난해에는 약 620억달러 규모의 해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들 수 있는 점은 브라질의 국가 경쟁력"이라며 "안보 위협이 거의 없으므로 중국이나 인도처럼 군사비 지출이 많지 않아 국가지출에 있어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 2억이 채 안되는 브라질은 상대적으로 넓은 국토와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빈곤 퇴치 정책(볼사 파밀리아 등) 시행으로 빈부 격차를 줄이고 중산층을 확대시켰고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신용등급 전망 내려갔는데 괜찮을까

물론 브라질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주의해야할 점도 있긴 하다.

지난 6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종전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S&P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2.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제성장이 저조하고 확장적인 재정정책 때문에 정부 부채 부담이 커지는 등 정부 정책의 신뢰도가 악화됐다는 점을 들어 등급전망 하향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BBB 등급은 그대로 유지했다.

물론 토빈세 폐지가 인플레이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발빠르게 나선 선제조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적인 우려를 보내기도 쉽지는 않은 상태다.

이지연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브라질 경상적자 규모는 거듭 확대돼 해외직접투자 규모를 넘어섰고, 헤알화 절하 속도도 가파라지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관련 우려를 반영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한 3분기 이후 인플레 부담의 완화 기대를 감안할 때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투자 환경은 우호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브라질 투자, 헤알화 환율은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브라질 투자 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바로 헤알화 환율이다.

김중현 팀장은 토빈세 폐지와 관련해 "추후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 증가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헤알화에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제로 발표 이후 헤알/달러 환율은 2.14에서 2.125헤알로 소폭 반등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단기적으로는 반등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의 헤알화 하락 압력에 대한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중기적으로 볼때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2.1헤알 수준의 유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경섭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헤알/원 환율은 헤알화의 급격한 절하로 지지선이었던 540원을 깨고 내려가 현재 52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토빈세 폐지로 헤알/원 환율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이며 515~520원대가 새로운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