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항에 도착한 최시한씨와 그의 투어링바이크/사진=박정웅 기자
"투어링바이크의 장점은 짐 가득 실은 채 한가롭게 좌우를 보면서 달릴 수 있죠. 물론 앞뒤로 흐르는 놓친 시간까지 잡을 수 있어요."



''힐링' 자전거여행을 떠나자! 돗토리현 바이클로로드'(6월13~16일, 일본 돗토리현) 참가자들 사이에 개성 강한 '자전거 사나이'가 한 눈에 든다. 까까머리에 진한 선글라스의 최시한씨(54·서울 도봉), 그리고 그의 새까맣고 육중한 투어링바이크.



참가자들 모두가 '탱크'로 의견일치를 모은 이 자전거엔 앞뒤바퀴 좌우에 패니어가 네 개다. 또 등에 백팩까지 합치면 어떠한 조건에서도 캠핑(바이크캠핑)이 가능할 거 같다. 날렵한 사이클 미니스프린터 사이에 꾸준한 페달링의 최씨는 '탱크 사나이'로 손색없다.



"타던 산악자전거를 팔았어요. 지난해 산악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했는데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 아니었죠. 짐, 숙소 문제로 몸이 힘드니 동행한 친구와 다투기도 했어요."



라이딩하는 최시한씨/사진=박정웅 기자
지난 13일, 버스로 경기 일산과 서울 잠실을 경유해 동해항에 도착한 다른 참가자들과는 달리 최씨는 이 투어링바이크를 타고 홀로 나타났다.



최씨는 1995년 철인3종 4회를 완주했다. 또한 등산 암벽 빙벽을 즐긴다. 평상시엔 집에서 직장인 의정부까지 약 6km를 자출(자전거출퇴근)한다. 어디서나 스포츠맨으로 명함 내밀 정도의 그가 투어링바이크와 자전거여행을 즐기는 이유는 뭘까.



"투어링바이크로 해외여행이 처음입니다. 마침 청송에서 캠핑장을 홀로 지키는 친구도 만날 겸 6일을 돌아 동해항에 도착했죠. 3일 동안 친구랑 원 없이 회포를 풀었어요. 서운하고 미안하고 고마운 것 모두가 소중한 인연으로 이 패니어 한 가득입니다."



그는 친구도 보고 일본여행도 할 겸 지난 8일, 서울을 떠났다. 첫날 많은 거리를 '뽑자'(달리자)는 그의 '지론'에 따라 여주 강천섬까지 128km를 달렸다. 그날 최고 기온은 30도를 웃돌았다. 이어 충주를 거쳐 점촌으로 점프, 안동서 1박을 하고 다시 청송서 친구와 만나 2박3일 보냈다. 그리고 7번 국도를 이용, 13일 동해항에 도착한 것.



16일, 돗토리현 바이클로드 자전거여행을 마친 최시한씨. 그는 투어링바이크를 통한 느릿한 자전거여행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느릿한 여행에선 사람들이 더 가까이 다가와요. 스스로 쉬엄쉬엄 속내를 털어놓으면 다른 사람도 그만큼 다가옵니다. 빠르게 달리면 이런 것들을 놓치기 쉽죠. 친구를 만나러 이 자전거로 며칠을 내려가는 동안 생각도 정리되고... 친구도 그 만큼 차분하게 기다립니다. 느릿한 자전거여행의 묘미죠."



다시 서울로 향하는 육중한 투어링바이크에 몸을 싣는 '탱크 사나이'의 구릿빛 피부가 유독 검게 도드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