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 비치는 업황에 수주 모멘텀·해양플랜트 매출 '쑥쑥'

세계 경기상황에 특히 민감한 업종이 있다. 조선업종도 그중 하나다. 조선업은 글로벌경제에 따른 무역환경이나 해상물동량의 변화, 해운업황 등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몰아닥친 글로벌경제의 불황 물결을 조선업종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예상보다 낮아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나마 잘 나가던 이머징시장 역시 성장기조가 이어지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글로벌경제가 조금씩 빛을 보면서 조선업에도 서광이 비치고 있다. 수주가 늘면서 선가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것. 국내 증시에서도 조선업황에 대한 호전 기대감이 커지며 조선주들의 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 높은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낮아 주식시장의 절대원칙, 즉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는 매력도 갖추고 있다.
 
◆ 살아나는 조선업황


연초 이후 조선업체들의 주가는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삼성, 대우, 미포조선 모두 시장대비 호성적을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삼성중공업의 수주취소 및 변경공시, 대우·미포조선의 1분기 어닝쇼크 등으로 주가가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결국 반등에 성공했고 지금까지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조선주들이 선방하고 있는 이유는 조선업체들의 부진한 영업실적이 올해가 바닥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큰 역할을 했다.


증권업계는 3분기에도 별다른 악재 없이 견조한 주가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3분기 중에는 ▲드릴쉽 등 시추선 발주 회복 ▲해운시장의 반등 기대감 등이 조선업의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원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추선의 경우 상반기 중 발주가 매우 부진했으나 2013~2014년 인도예정 선박들의 용선체결률이 높아지면서 선사들의 발주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며 "아울러 해운시장은 올 들어 전선종에 걸쳐 선복량 증가율이 빠르게 하락하며 공급부담도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글로벌경기인데 유럽·중국의 경기흐름에 따라 해운시장의 회복속도가 빨라지거나 늦춰질 수는 있어도 턴어라운드 기대감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올 상반기 선박발주를 유인하는 데 낮은 선가가 메리트로 작용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선가상승과 인도시점 확보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안정적인 해양부문 수주를 바탕으로 상선부문 발주도 회복세를 보이며 국내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이 조선사별로 1.9~2.2년 수준으로 증가했다. 선가상승 우려와 인도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발생하자 선주사들은 본계약에 앞서 선표예약계약(Slot Reservation)을 체결하는 등 발주 움직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유럽의 회복은 국내 조선사로 하여금 기대감을 갖게 한다. 지난 2011년 불거진 유럽의 경제위기는 특히 조선주 주가에 충격을 줬다. 유럽은 역사적으로 선박금융을 주도해왔다.

특히 주요 발주자들이 위치하고 있어 조선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지역이다. 따라서 유럽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수주증가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김홍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유로존 OECD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탈피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물경기도 내년부터는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금리인하 및 긴축완화와 관련된 언급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의 양적완화로 인해 일부자금이 선박 발주에 투자된 것과 같은 흐름을 유럽에서도 기대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진다"고 말했다.
 
◆ 리스크 상쇄하는 수주 기대감

증권사들이 전망한 대우조선해양의 상반기 실적은 타 조선사에 비해 부진하다. 이는 해양설치선 적자와 해운자회사의 충담금 적립, 조선 4사 중 가장 적은 수주물량 등의 악재 때문이다. 하지만 주가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양호한 상승세를 보였다.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 조선업체 중 가장 먼저 ▲멤브레인 타입(Membrane type) LNG선 해외 수주 ▲ULCC(원유운반선) 건조경험 ▲ME-GI엔진이 탑재된 LNG선 수주 ▲1만6000TEU급 이상의 대형상선 인도 ▲아크 7타입 아이스클래스 LNG선 수주를 달성했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조선업 수주경쟁 시 새로운 고객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새로운 기술이 요구되는 선박에 대한 고객을 선점했으며, 조선업 분야의 개척자로서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6월 말까지 53억8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의 40% 수준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이는 대형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하반기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 7월5일 야말(Yamal) LNG 프로젝트 최종계약자로 선정됐다.

야말 프로젝트는 16척의 아이스클래스급 쇄빙 LNG선 수주로, 수주액은 약 50억달러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하반기에 60억~100억달러 수준의 추가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하반기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개선이 시작돼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주 모멘텀과 더불어 수익성이 좋은 해양플랜트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하반기 해양플랜트 수주를 통해 수익성 좋은 해양플랜트 매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식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상선시황의 악화로 상선부문에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해양플랜트 부문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현 시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가장 큰 리스크는 오버행(대량의 대기물량)이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는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17.2%를 매각한다는 공고를 냈다. 따라서 이 지분이 시장에 나올 경우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오버행보다 수주 기대감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가 보유한 지분의 블록세일에 대한 오버행 이슈가 있지만 최근 업황개선으로 물량에 대한 부담이 낮아져 긍정적인 주가흐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