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가끔 고기가 먹고 싶을 때 서울 강남에서는 조금 멀지만 분당 태재고개 너머에 있는 한 식당을 찾는다. 갈 때마다 족히 1시간을 기다려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하지만 고기를 먹고 나면 기다림이 전혀 억울하지 않을 정도로 싸고 맛있다. 매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라도 고기를 먹겠다고 하니 그 식당 사장님은 무척 행복할 게 틀림없다.
필자는 상속·증여세를 다루는 일로 밥을 먹고사는 사람이니 고기를 먹으면서도 "이 가게를 아들에게 물려주면 세금은 얼마나 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유명한 맛집들이 우리 주변에는 매우 많다. 처음에는 조그맣게 시작했지만 유명해지고 돈을 벌게 되면 주변 부동산을 구입해 가게를 확장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계속해서 가게가 번창하고 세월이 흘러 자녀들이 가업을 승계하게 될 때 내야하는 세금은 증여세나 상속세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등 재산에 대해서만 증여세나 상속세를 내는 줄 아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사업체를 물려받는 경우 사업과 관련된 재산에 대해서 상속·증여세를 내는 것 외에 영업권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
◆가게만 상속할 수는 없다
사업체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경우에는 상품이나 제품, 각종시설에 대한 대가와 임대보증금, 권리금 등을 받게 된다. 권리금이란 영업장소가 갖는 장소적 이익으로, 권리금이 높을수록 장사가 잘 되는 곳이라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영업장소뿐 아니라 브랜드나 기존거래처 생산기술 등도 기업을 양도·양수하는 경우 그 대가를 적정히 계산해 주고받게 된다. 이러한 대가를 영업권이라고 한다.
세법은 권리금이나 영업권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긴다. 권리금이나 영업권을 양도할 때 부동산과 함께 양도하는 경우에는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고, 부동산 없이 영업권이나 권리금만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기타소득으로 소득세를 과세한다. 영업권은 음식점이나 소매업 등 점포위주의 사업에 대해서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소득, 부동산소득, 산림소득 등도 해당되기 때문에 임대용부동산 역시 영업권을 계산해 세금을 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게를 양도·양수하는 경우 받게 되는 권리금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기 어렵다. 납세자가 신고하지 않으면 국세청이 조사를 통해 권리금의 존재여부와 금액을 확인하는 방법 외에는 알 길이 없어 과세가 이뤄진 사례가 극히 드물다.
그러나 상속이나 증여는 다르다. 국세청에서 상속이나 증여가 일어난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해갈 방법이 없다.
영업권이나 권리금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협의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가게를 양도·양수하는 경우엔 실제 거래가액이 있기 때문에 실제 거래가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게 된다. 하지만 증여나 상속의 경우에는 거래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거래가액이 있을 수 없다.
또한 영업권이나 권리금은 무형자산인 만큼 양도가액이 있는데, 계약서나 대금을 지불한 증빙서류 등이 없어 취득한 가액을 확인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엔 세법에 따라 영업권이나 권리금에 대한 가액을 시가로 평가하거나, 시가가 없는 경우엔 세법에서 정한 방법으로 평가해 증여세나 상속세를 결정하게 된다.
◆권리금 상속 계산방법
세법에서 정한 권리금의 평가방법은 증여 또는 상속시점으로부터 소급해 3년간의 당기순이익 가중평균액에서 자기자본의 적정이자율인 자기자본의 10%를 차감한 금액을 1년간의 영업권으로 보고, 이러한 영업권의 효과가 5년간 지속될 것으로 추정해 그 대가를 계산한다.
따라서 상속이나 증여시점으로부터 소급해 3년간 당기순이익이 많았다면 영업권의 가액도 커지고 당연히 상속세나 증여세도 많이 낼 수밖에 없다.
영업권이나 권리금의 정확한 계산방식은 다음과 같다.
권리금(영업권) 평가액 = [최근 3년간 순이익의 가중평균액의 50%-(자기자본×10%)]×3.7098
여기서 최근 3년간 순이익의 가중평균액이란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직전 1년도의 순손익액×3)+(직전 2년도의 순손익액×2)+(직전 3년도의 순손익액×1)]×1/6
자기자본이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차감한 금액을 말한다. 납세자가 제시한 증빙에 의해 자기자본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사업소득금액을 자기자본 이익률로 나눈 금액 ▲수입금액을 자기자본 회전율로 나눈 금액 중 큰 금액을 말한다. 자기자본이익률과 자기자본회전율은 한국은행이 업종별·규모별로 발표한 것을 기준으로 국세청장이 정하게 된다.
영업권을 평가하는 요소 중 중요한 것은 최근 순손익액의 가중 평균액이다. 최근 순손익액의 가중평균액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직전 1년도의 순손익액이다. 따라서 직전 1년도의 당기순이익이 크다면 영업권의 평가액도 많게 되며, 반대로 직전 1년도의 당기순이익이 다른 연도에 비해 적다면 영업권의 평가액도 적어지게 된다.
자녀에게 사업체를 물려주려고 한다면 직전 1년도의 당기순이익이 적을 때 하는 것이 세금을 절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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